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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함께읽기

    2021년 11월 29일(월)
    • 작성일2021/11/29 13:14
    • 조회 426
    불안은 인간의 영혼을 잠식한다. 불안에 갇히면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전망할 여유를 잃는다. 
    "일정한 수입이 있어야 평정심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인 "항산이 항심을 낳는다"는 맹장님 말씀이 이점과 연관되고,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우리 옛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제 코가 석자"인 사회, 불안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전인적 인간을 지향하게 하는 대신에 경제적 존재로만 머물게 함으로써 참 된 의미의 자유에서 멀어지게 하고 연대와 공존의 가능성에 다가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중략)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그러나 먹지 않으면 일할 수 없다. 기본소득을 부정하거나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경제학자 가이스탠딩이 "기본소득"에서 소개한 정치경제학자 엘버트 허시먼의 '반동의 수사법' 세가지 규칙을 들려주고 싶다. 새로운 사회정책 아이디어는 초기에 '불가능성(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왜곡(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다)', '위험성(다른 목표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의 근거로 공격받는다는 것이다. 20세기 초 실업수당, 1930년대의 가족수당과 노령연금 제도에 대해서도 그랬듯이..
    (중략)

    거친 명제이고 다듬어지지 않은 표현이지만, '소유의 시대'에서 '관계의 시대'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소유에 매몰됨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 맺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소유의 시대'의 목표가 '성장'이라면, '관계의 시대'의 목표는 '성숙'이다. 물질의 풍요로움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풍요로움과 돈독함을 지향해야 한다. 인간이 자연과 맺어온 관계도 반전이 필요하다. 자연을 소유와 착취 대상으로 보고 계속 훼손한다면 인간의 파멸을 피할 수 없다. 요컨대, 기본소득은 또 하나의 복지 정책이 아니라,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특징되는 오늘의 세계에 대한, 인간성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으로 연결되는 단차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 “기본소득시대”  홍세화 공저 '발문' -인간성의 파멸을 멈출변화 중에서-

     

    대행진을 진행하면서 자연친화적인 농법과 농산어촌주민수당에 대한 여론이 높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함께읽기를 준비하면서 위 서적을 읽어보니 대행진의 분위기는 농어업만의 목소리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흐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섬처럼 외롭게 버티고 있는 농산어촌이 다시금 우리나라 국토의 뿌리가 될 수 있도록 행진을 준비하는 우리 동료들의 노력에 큰 지지와 박수를 보내고 싶은 한주입니다. 힘내시지요! 
    -김진호 정책연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