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플러스] 지역자산을 살린 마을만들기
- 작성일2009/05/13 10:48
- 조회 525
[리더십 플러스] 지역자산을 살린 마을만들기
지난 5월 13일 희망제작소에서 ‘지역자산을 살린 마을만들기’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날 강연에 나선 일본의 후지하라 교수는 자신이 직접 코디네이터로 참여한 야메시 야와타지역의 사례를 설명했다.
야와타지역은 일본의 평범한 농촌으로 경지정리가 잘 되어있고 농업활동에 있어 화학비료사용의 비중이 높았던 곳이다.
처음에 야와타지역의 마을개발사업은 행정주도로 이루어졌다. 관의 아이디어에 의해 마을사람들의 상호학습조직인 송사리학원이 발족되었다. 송사리학원이란 명칭은 예전에는 많았던 송사리를 다시 살리자는 취지에서 붙여진 것이다.
이후 후지하라 교수는 관의 요청으로 야와타지역의 코디네이터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주도의 지역개발방식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고 코디네이터로 참여한 후지하라 교수도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내지 못했다.
이에 후지하라 교수는 지역과 지역주민을 관찰하기 시작했고, 몇 가지 특징을 찾게 되었다.
첫째, 지역주민들의 표정이 대부분 어둡다. 후지하라 교수는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없으니 마을주민들은 기회만 되면 언제든지 떠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둘째, 전통문화가 단절되었다. 일본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낡은 것을 개선하자는 의식은 언제부턴가 옛날의 생활방식을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게 만들었다. 후지하라 교수는 마을주민들과 함께 전통적인 생활방식, 문화들을 다시 복원하기로 하였다.
후지하라 교수는 앙케이트 시행 결과, 기회가 되면 도시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 도시에 있는 자식과 손주들을 데려오고 싶다고 말하는 희망적인 의견도 알게 되었다.
이런 희망적인 의견에 힘입어 후지하라 교수는 마을주민들에게 다시 자부심을 찾아주고 싶었다.
후지하라 교수는 마을주민들을 겨우 설득하여 매주 일요일 아침 4시간동안 함께 하기로 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역을 둘러봄으로써 송사리학원의 모임을 가동시켰다. 함께 지역을 산책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시작했고, 그런 와중에 지역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역의 재발견은 자연히 토론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옛날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것이 무엇일까’하는 이야기들이 진전되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었다.
또 함께 걷고 새롭게 발견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외에 회의가 끝나면 함께 모여 술자리를 갖기도 했다.
후지하라 교수는 술을 마시다 자연히 마을에서 숙박하게 되었고 숙박을 하면서 마을의 속사정을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지역주민들이 후지하라 교수를 인정하고 후지하라 교수는 지역주민들의 제안을 받아 야와타지역에 들어와서 살게 되었다.
송사리학원이 지속되면서 자연히 리더십이 길러졌다. 지역주민들이 지역에 애정을 갖기 시작하면서 지역에 있는 자원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또 거기에 어떻게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사업들을 시작했다.
예를 들면, 마을주민들은 지역에 꽃을 심는 일, 지역시장 개설, 도로변 부처상에 집을 만들어주는 일 등 아주 사소한 일부터 큰일까지 많은 일들을 함께했다.
지금은 지역주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연히 지역주민들의 표정이 밝아졌고, 외부에서도 마을발전의 성공원인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후지하라 교수는 지역개발전문가들의 역할에 대해 ‘지역주민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지역개발 코디네이터는 외부인, 젊은이, 바보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후지하라 교수는 본인을 젊은이는 아니지만 외부인이고 바보이기 때문에 마을주민들이 좋아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강연을 통해 느낀 점은 첫째, 지역개발의 주체는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야와타지역에서 후지하라 교수가 빠져나온다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멈추지 않겠냐는 질문이 있었고 이에 대해 후지하라 교수는 이제는 자신이 마을에 없어도 충분히 송사리학원이 잘 운영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야와타지역의 지역개발사업 초기에는 주체가 행정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지역주민에게 넘어온 단계이다.
이렇게 지역주민들이 지역개발사업의 주체로 자리매김한다면 지역발전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되지 않을까!
둘째, 지역개발전문가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야와타지역의 지역개발사업의 성공은 후지하라 교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지역에도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도 후지하라 교수와 같은 능력과 열정이 있는 전문가들은 많이 있다. 다만 누가 먼저 접근할 것이냐 하는 것이 관건이 아닐까!
셋째, 상호학습조직의 중요성이다. 송사리학원은 상호학습조직이다.
송사리학원의 원래 취지는 지역 내에 존재했던 송사리들이 다시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자는 의미에서 설립되었다.
행정주도로 만들어진 이 조직은 1년도 안 되어 존폐 위기에 놓였지만 민간주도로 재구성된 이후에는 아직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야와타지역은 이런 구심점에 의해 스스로 생각해서 스스로 만드는 주민주도형 마을 만들기를 성공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 이창신 교육팀장(cslee@krdf.or.kr)
지난 5월 13일 희망제작소에서 ‘지역자산을 살린 마을만들기’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날 강연에 나선 일본의 후지하라 교수는 자신이 직접 코디네이터로 참여한 야메시 야와타지역의 사례를 설명했다.
야와타지역은 일본의 평범한 농촌으로 경지정리가 잘 되어있고 농업활동에 있어 화학비료사용의 비중이 높았던 곳이다.
처음에 야와타지역의 마을개발사업은 행정주도로 이루어졌다. 관의 아이디어에 의해 마을사람들의 상호학습조직인 송사리학원이 발족되었다. 송사리학원이란 명칭은 예전에는 많았던 송사리를 다시 살리자는 취지에서 붙여진 것이다.
이후 후지하라 교수는 관의 요청으로 야와타지역의 코디네이터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주도의 지역개발방식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고 코디네이터로 참여한 후지하라 교수도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내지 못했다.
이에 후지하라 교수는 지역과 지역주민을 관찰하기 시작했고, 몇 가지 특징을 찾게 되었다.
첫째, 지역주민들의 표정이 대부분 어둡다. 후지하라 교수는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없으니 마을주민들은 기회만 되면 언제든지 떠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둘째, 전통문화가 단절되었다. 일본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낡은 것을 개선하자는 의식은 언제부턴가 옛날의 생활방식을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게 만들었다. 후지하라 교수는 마을주민들과 함께 전통적인 생활방식, 문화들을 다시 복원하기로 하였다.
후지하라 교수는 앙케이트 시행 결과, 기회가 되면 도시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 도시에 있는 자식과 손주들을 데려오고 싶다고 말하는 희망적인 의견도 알게 되었다.
이런 희망적인 의견에 힘입어 후지하라 교수는 마을주민들에게 다시 자부심을 찾아주고 싶었다.
후지하라 교수는 마을주민들을 겨우 설득하여 매주 일요일 아침 4시간동안 함께 하기로 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역을 둘러봄으로써 송사리학원의 모임을 가동시켰다. 함께 지역을 산책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시작했고, 그런 와중에 지역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역의 재발견은 자연히 토론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옛날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것이 무엇일까’하는 이야기들이 진전되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었다.
또 함께 걷고 새롭게 발견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외에 회의가 끝나면 함께 모여 술자리를 갖기도 했다.
후지하라 교수는 술을 마시다 자연히 마을에서 숙박하게 되었고 숙박을 하면서 마을의 속사정을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지역주민들이 후지하라 교수를 인정하고 후지하라 교수는 지역주민들의 제안을 받아 야와타지역에 들어와서 살게 되었다.
송사리학원이 지속되면서 자연히 리더십이 길러졌다. 지역주민들이 지역에 애정을 갖기 시작하면서 지역에 있는 자원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또 거기에 어떻게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사업들을 시작했다.
예를 들면, 마을주민들은 지역에 꽃을 심는 일, 지역시장 개설, 도로변 부처상에 집을 만들어주는 일 등 아주 사소한 일부터 큰일까지 많은 일들을 함께했다.
지금은 지역주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연히 지역주민들의 표정이 밝아졌고, 외부에서도 마을발전의 성공원인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후지하라 교수는 지역개발전문가들의 역할에 대해 ‘지역주민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지역개발 코디네이터는 외부인, 젊은이, 바보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후지하라 교수는 본인을 젊은이는 아니지만 외부인이고 바보이기 때문에 마을주민들이 좋아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강연을 통해 느낀 점은 첫째, 지역개발의 주체는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야와타지역에서 후지하라 교수가 빠져나온다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멈추지 않겠냐는 질문이 있었고 이에 대해 후지하라 교수는 이제는 자신이 마을에 없어도 충분히 송사리학원이 잘 운영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야와타지역의 지역개발사업 초기에는 주체가 행정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지역주민에게 넘어온 단계이다.
이렇게 지역주민들이 지역개발사업의 주체로 자리매김한다면 지역발전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되지 않을까!
둘째, 지역개발전문가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야와타지역의 지역개발사업의 성공은 후지하라 교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지역에도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도 후지하라 교수와 같은 능력과 열정이 있는 전문가들은 많이 있다. 다만 누가 먼저 접근할 것이냐 하는 것이 관건이 아닐까!
셋째, 상호학습조직의 중요성이다. 송사리학원은 상호학습조직이다.
송사리학원의 원래 취지는 지역 내에 존재했던 송사리들이 다시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자는 의미에서 설립되었다.
행정주도로 만들어진 이 조직은 1년도 안 되어 존폐 위기에 놓였지만 민간주도로 재구성된 이후에는 아직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야와타지역은 이런 구심점에 의해 스스로 생각해서 스스로 만드는 주민주도형 마을 만들기를 성공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 이창신 교육팀장(cslee@krd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