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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칼럼

    이제 공업적 농업에서 벗어나자 | 장상환 경상대 교수 
    • 작성일2020/03/05 14:58
    • 조회 439
    이제 공업적 농업에서 벗어나자
    | 장상환 경상대 교수 


    1930년대의 모래폭풍 가뭄(Dust Bowl) 이후 최악의 가뭄이 미국을 습격했다. 미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일리노이·인디애나·오하이오·미주리 주의 주요 옥수수 경작지 90%가 이번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7월 30일 옥수수 가격은 부셸(약 27㎏)당 8.17달러를 기록했다. 6월 중순 이래 40% 넘게 폭등한 수치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극심한 가뭄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며 향후 약 100년간 일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가뭄에 따른 식량위기 가능성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먼저 이번 미국 가뭄은 지구온난화가 농업에 미치는 분명한 증거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의하면 기후변화는 더위와 가뭄, 폭우와 홍수로 식량 확보를 위협한다. 혹한, 혹서, 태풍 등 극한 기후는 최근 10여년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해수면 상승, 극지와 고산지대의 빙하 녹아내림 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하지만 가뭄과 홍수 등 극한 기후로 농업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먼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세계 농업 직격탄

    또한 현대의 공업적 농업이 기후변화를 야기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농업기계와 석유, 화학비료와 농약, 항생제에 의존하는 공업적 농업이 1990년대 이후 크게 진전됐다. 전 세계 온실 가스의 약 14%는 농업 때문에 발생한다. 전 세계 메탄 배출의 40%를 소 사육이 차지한다. 아산화질소의 절반이 경작지에 뿌린 질소비료에서 나온다. 메탄의 온실가스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23배이고 아산화질소는 296배에 이른다. 2006년에 출간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축산의 환경오염’ 보고서에 의하면 축산은 전 세계 소형차와 화물차, 비행기와 배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공장식 축산은 사료 생산의 필요로 전 세계의 숲을 파괴하는 주범이다. 막대한 폐기물은 지하수와 개천, 호수와 바다로 흘러들어가 녹조류를 성장시키고 녹조류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토양침식 주범…식량위기 초래

    공업적 농업은 식량위기도 위협한다. 공업적 농업의 확대에 따른 토양 침식이 큰 문제다. 전 세계 경작지는 지구 전체 면적의 11%인 15억ha뿐이다.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 경작지의 30%가 사라졌다. 토양손실의 큰 부분은 폭우와 홍수에 취약한 공업적 농업 탓이다. 쟁기질과 초지의 경작지로의 전환 등이 문제다. 공업적 농업의 확대로 종 다양성도 크게 후퇴했다. 1960년 이래 밀은 옛날 품종의 90%, 쌀은 70%, 옥수수는 60%가 사라졌다. 전 세계적으로 1억6000만ha에서 유전자조작 작물(대두, 옥수, 면화 등)이 재배되는데 이것도 종 다양성을 축소시킨다. 복잡한 자연환경 변화에 견딜 수 있는 다양한 종자가 없어지면 극한 기후에 취약하다. 
    지구온난화와 식량위기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길을 찾아야 한다. 유엔환경계획에 의하면 2020년 배출량 목표치 440억톤과 그대로 둘 경우의 전망치 560억톤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농업 분야에서도 농경지 및 가축관리의 변화 등을 통해 11억~43억톤을 감축해야 한다. 
    증가하는 지구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하지만 환경을 덜 오염시키면서 저비용인 생태적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유엔 식량권 특별보고관 올리버 드 슈터는 2011년 3월 발표한 ‘농업생태학과 식량권’에서 소농이 생태적 방법을 사용한다면 10년 이내에 농업 생산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식량위기를 끝내고 기후변화와 빈곤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적 농업은 토지 생산성을 높이고 수목, 작물, 동물, 벌레 등 자연적 환경에 의지해 작물을 해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생태적 농업 프로젝트를 수행한 결과 57개 개도국에서 작물 수확량이 80% 증가했고, 아프리카 프로젝트에서는 116% 증가했다. 유엔환경계획이 2012년 6월 발간한 ‘미래 기근 모면하기’도 전 세계가 관행 농법을 벗어나서 식량생산을 지원하는 0% 생태계 기반 환경 및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농·생태농업·다각영농 육성을

    지구온난화에 상당한 책임을 가지면서 동시에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당하고 있는 농업은 이제 공업적 농업을 벗어나 소농, 생태농업, 다각영농을 육성하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2년 8월 제2454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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