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근혜의 용인술과 화법 | 김성훈 중앙대 명예교수, 前 농림부 장관
- 작성일2020/03/05 15:24
- 조회 482
이명박근혜의 용인술과 화법
| 김성훈 중앙대 명예교수, 前 농림부 장관
오늘(2월25일) 영시를 기해 이명박 정권이 사라지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다. 이같은 역사적 분기점에서 웬일인지, 우리 농업계에선 이렇다 할 감흥이 보이지 않는다. 10대 실천방안으로 ‘돈 버는 농업, 살맛나는 농촌’을 만들어 「농민 성공시대」를 열어가겠다는 MB의 공약(2007.12.9)이 거짓으로 드러난 허탈감 때문일까. 물러날 때에 “정말 우리 대통령 잘 뽑았다”라는 소리가 나오도록 잘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공언은 문자 그대로 사기(詐欺) 행위처럼 아물거린다. 10대 공약 중 비슷하게나마 약속을 지킨 것은 노무현 정부 때 제정한 법률에 따라 식품산업 업무가 농림부로 이관된 것을 고수한 것과 농지거래제도를 대폭 완화하여 유사 농업단체 및 도시민들에 개방한 것 정도다. 후자 때문에 전국 농지는 169만㏊로 대폭 줄어들었다.
빈말 그친 MB정부 농정공약
“내가 해봐서 아는데…”로 시작한 MB류의 독특한 화법(話法)은 농정공약 발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 때 시골에서 참 고생을 많이 해봐서 아는데 가난을 견디다 못해 마침내 농촌을 떠났다. 그때의 심정으로 오늘의 약속,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소득직불제를 예산의 35%로 인상하고, 48조원 농가부채동결, 농어촌 교육진흥과 여성농업인 지위향상, 농업회의소 설립, 통일농업 및 북한 녹화 치산치수사업 등을 약속하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공약을 지키지 못한 사실을 사과하기는커녕, 얼마 전 퇴임을 앞두고 “이제 소시민으로 돌아가서 산다고 하니 굉장히 벅차있다”며, 또다시 집권초기 30개월 이상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행적을 견강부회로 변명했다.
농어민(단체)들은 MB의 농정점수를 100점 만점에 35점을 매겼다. 한·미, 한·EU FTA 등과 앞으로 발효될 한·터키, 한·콜롬비아 그리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중, 한·캐나다, 한·호주 등의 FTA 줄협상에 따른 농업피해 효과를 감안할 때 그것도 과분한 평가이다. 특히 새 정부들어 미국산 광우병 의심 쇠고기의 추가협상이 예고되고 있어 가뜩이나 침체된 농촌경제가 몰락하기 직전이다. 그동안 배추·김치·돼지고기·쇠고기 등 품목마다 담당관을 정해 가격등귀의 조짐을 보이기만 하면 무관세나 할당관세로 무제한 수입해 꽉 누르고, 가격이 폭락하면 나 몰라라 뒷짐지는 MB식 ‘농산물 가격잡기’ 정책으로 생산농민들은 옴짝달싹 우왕좌왕해온 5년의 세월이었다.
이같은 농정문란은 근본적으로 MB의 인사정책 즉 용인술(用人術)의 졸렬함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장관을 비롯한 기관장 재목감으로 병역기피, 탈세, 위장전입 및 토지투기 등 각종 범법의 약점이 있는 사람만을 골라 쓰니, 그들은 한결같이 임명권자에게 충성을 바치고 그분 뜻에 맞춰 행정을 집행했다. MB 용인술의 요체는 학연·지연·혈연 등으로 엮인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강부자(강남 땅투기 부자) 인사 가운데서 4대 범법자를 고르면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약점이 있어야 충성을 한다’는 용인술은 대기업 회장 출신, 또는 독선적인 대통령 독재체제하에서 공통적으로 읽히는 수법이다.
국민의 48% 반대와 51.6%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의 3개월간 당선인 시절은 어떠한가· “내가 가 봤더니…” 또는 “내가 들어보니…”로 시작하는 당선인의 화법은 자칫 참모들과 지지계층들의 다른 목소리를 틀어막는 역효과를 불러온다. “내가 네덜란드를 방문했는데, 농업은 95%가 과학기술이고 5%만이 노동이라고 하더라”, “볼라벤 태풍피해 때 어느 배 농가에 갔는데, 재해보험 조사가 늦어져 낙과를 수거하지 못한 채 썩어 가더라”라는 말은 그런대로 현장 중심의 행정을 강조한 뜻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도 막상 대선기간 중 “농업(문제)을 직접 챙기겠다”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보여주기 시작한 행적은 인수위의 첫 출발점에서부터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히게 한다.
박근혜 인선 ‘MB와 비슷’ 착잡
먼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농업전문 인사가 한명도 없다. 아니나 다를까, 국회를 통과한 2013년 새해 예산안을 보면 전체 예산 증가율 5.1%에 비해 농림수산식품부 예산은 사실상 동결(0.02% 증가)되었다. 농업 및 축산기금도 줄어들었다. 당선인의 농정공약이었던 쌀 고정직불금 30%를 비롯 대부분의 농정공약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조치는 박정희 정권 때 빼앗겼던 식품관련 업무를 노무현-이명박 정권 때 가까스로 되찾아 와 한참 농어민 소득증대의 블루오션으로 민관이 활기차게 개척하고 있는데 그 식품업무, 특히 안전성 업무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떼어내 타 부처로 옮기겠다는 발표였다. 이 정부조직개편안으로 지금 농업계에는 때 아닌 평지풍파가 일어나고 있다(2013. 2.22 현재). 더욱 보강하고 지원해도 시원치 않을 식품산업 진흥과 농어민의 소득증대, 나아가서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식품안전업무를 떼어내 1차 산업인 ‘농림축산부’로만 남으라하니 웬 날벼락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행복한 농어촌 7대 과제 30개 약속’을 보면 ‘농어촌 삶의 질 향상과 활약화’ 다음으로, ‘안전한 식품의 안정적인 공급체계 확립’과 ‘농어촌 주민소득 증대’가 포함되어 있다. 박 당선자는 유럽·호주·캐나다 등의 사례에서 보듯 국가식품시스템을 구축하여 식량안보와 식품안전, 식품영양, 식품사업의 지속가능성 등 4대 정책과제를 총괄하는 국가관리의 식품정책 추진기구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하였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정반대이다. 결국 박근혜 정부도 이명박 정권처럼 “공약 따로, 실천 따로”, “말 따로, 생각 따로”의 모양새를 되풀이할 모양인가 걱정이 앞선다. 뿐만 아니라, WTO/FTA 시대 농촌·농업·농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요소인 지방자치 활성화와 지방분권 실현방안은 인수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새 정부 하에서도 구정권 때와 같이 지방자치와 분권에 의한 농어촌 지역경제 살리기 정책은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대탕평·대통합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총리 및 장관, 그리고 청와대 비서실 인사(용인술)의 모양새가 영락없이 MB식 인사정책과 용인술을 그대로 닮았다.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에 육법당(육사·법관·당료) 인사들, 거기에 탈세·토지투기·위장전입·병역기피 등 4대 범법자들과 땅부자들이 총동원된 듯한 인상이다. 준비된 여성대통령론을 내세울 때 국민들은 나쁜 정권, 나쁜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막상 야당 총재시절 자신들이 보강하여 애용해오던 인사청문회 제도를 요즘 와서 탓하고 비난하는 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이 참으로 착잡하다.
국정과제 어떻게 풀어갈지 걱정
약점이 많은 사람을 관료나 비서로 채용하면 임명권자에게는 맹목적인 충성심을 발휘해 좋을지는 몰라도 민초들의 애환은 수박겉핥기로 스쳐버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최고 통치권자의 혜안이 미치지 못하는 농어업·중소기업·서민·노동자 부분에서 무위·무능·비리부패라는 싹이 트고 자란다. 이는 동서고금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모든 행정은 인사(用人)에서 시작하여 인사로 끝나기 때문이다. 앞으로 새 정부 앞에 산적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추가개방 문제, 한·중 FTA 타결 문제, 외국투자기업의 국가소송(ISD) 문제, 식량자급률 최하위권 탈출 문제, 농가소득 7년째 제자리 걸음 문제, 악화될 대로 악화된 북핵 문제, 인권·민권·노사 문제 등 켜켜이 쌓여있는 국정과제들을 어떻게 대통령이 직접 챙겨나갈지 신뢰와 원칙을 표방하는 ‘준비된 여성대통령’에게 일말의 걱정 근심과 동정심이 묻어난다.
민간역량 제고 정부노력 절실
농촌지역개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것을 정부에서 직접 수행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민간에게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함께 가려고 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부족한 민간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정책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어떤 것이 지속가능한 방식이며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전략인지 고심해야 한다. 신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변화를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3년 2월 2507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 김성훈 중앙대 명예교수, 前 농림부 장관
오늘(2월25일) 영시를 기해 이명박 정권이 사라지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다. 이같은 역사적 분기점에서 웬일인지, 우리 농업계에선 이렇다 할 감흥이 보이지 않는다. 10대 실천방안으로 ‘돈 버는 농업, 살맛나는 농촌’을 만들어 「농민 성공시대」를 열어가겠다는 MB의 공약(2007.12.9)이 거짓으로 드러난 허탈감 때문일까. 물러날 때에 “정말 우리 대통령 잘 뽑았다”라는 소리가 나오도록 잘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공언은 문자 그대로 사기(詐欺) 행위처럼 아물거린다. 10대 공약 중 비슷하게나마 약속을 지킨 것은 노무현 정부 때 제정한 법률에 따라 식품산업 업무가 농림부로 이관된 것을 고수한 것과 농지거래제도를 대폭 완화하여 유사 농업단체 및 도시민들에 개방한 것 정도다. 후자 때문에 전국 농지는 169만㏊로 대폭 줄어들었다.
빈말 그친 MB정부 농정공약
“내가 해봐서 아는데…”로 시작한 MB류의 독특한 화법(話法)은 농정공약 발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 때 시골에서 참 고생을 많이 해봐서 아는데 가난을 견디다 못해 마침내 농촌을 떠났다. 그때의 심정으로 오늘의 약속,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소득직불제를 예산의 35%로 인상하고, 48조원 농가부채동결, 농어촌 교육진흥과 여성농업인 지위향상, 농업회의소 설립, 통일농업 및 북한 녹화 치산치수사업 등을 약속하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공약을 지키지 못한 사실을 사과하기는커녕, 얼마 전 퇴임을 앞두고 “이제 소시민으로 돌아가서 산다고 하니 굉장히 벅차있다”며, 또다시 집권초기 30개월 이상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행적을 견강부회로 변명했다.
농어민(단체)들은 MB의 농정점수를 100점 만점에 35점을 매겼다. 한·미, 한·EU FTA 등과 앞으로 발효될 한·터키, 한·콜롬비아 그리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중, 한·캐나다, 한·호주 등의 FTA 줄협상에 따른 농업피해 효과를 감안할 때 그것도 과분한 평가이다. 특히 새 정부들어 미국산 광우병 의심 쇠고기의 추가협상이 예고되고 있어 가뜩이나 침체된 농촌경제가 몰락하기 직전이다. 그동안 배추·김치·돼지고기·쇠고기 등 품목마다 담당관을 정해 가격등귀의 조짐을 보이기만 하면 무관세나 할당관세로 무제한 수입해 꽉 누르고, 가격이 폭락하면 나 몰라라 뒷짐지는 MB식 ‘농산물 가격잡기’ 정책으로 생산농민들은 옴짝달싹 우왕좌왕해온 5년의 세월이었다.
이같은 농정문란은 근본적으로 MB의 인사정책 즉 용인술(用人術)의 졸렬함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장관을 비롯한 기관장 재목감으로 병역기피, 탈세, 위장전입 및 토지투기 등 각종 범법의 약점이 있는 사람만을 골라 쓰니, 그들은 한결같이 임명권자에게 충성을 바치고 그분 뜻에 맞춰 행정을 집행했다. MB 용인술의 요체는 학연·지연·혈연 등으로 엮인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강부자(강남 땅투기 부자) 인사 가운데서 4대 범법자를 고르면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약점이 있어야 충성을 한다’는 용인술은 대기업 회장 출신, 또는 독선적인 대통령 독재체제하에서 공통적으로 읽히는 수법이다.
국민의 48% 반대와 51.6%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의 3개월간 당선인 시절은 어떠한가· “내가 가 봤더니…” 또는 “내가 들어보니…”로 시작하는 당선인의 화법은 자칫 참모들과 지지계층들의 다른 목소리를 틀어막는 역효과를 불러온다. “내가 네덜란드를 방문했는데, 농업은 95%가 과학기술이고 5%만이 노동이라고 하더라”, “볼라벤 태풍피해 때 어느 배 농가에 갔는데, 재해보험 조사가 늦어져 낙과를 수거하지 못한 채 썩어 가더라”라는 말은 그런대로 현장 중심의 행정을 강조한 뜻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도 막상 대선기간 중 “농업(문제)을 직접 챙기겠다”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보여주기 시작한 행적은 인수위의 첫 출발점에서부터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히게 한다.
박근혜 인선 ‘MB와 비슷’ 착잡
먼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농업전문 인사가 한명도 없다. 아니나 다를까, 국회를 통과한 2013년 새해 예산안을 보면 전체 예산 증가율 5.1%에 비해 농림수산식품부 예산은 사실상 동결(0.02% 증가)되었다. 농업 및 축산기금도 줄어들었다. 당선인의 농정공약이었던 쌀 고정직불금 30%를 비롯 대부분의 농정공약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조치는 박정희 정권 때 빼앗겼던 식품관련 업무를 노무현-이명박 정권 때 가까스로 되찾아 와 한참 농어민 소득증대의 블루오션으로 민관이 활기차게 개척하고 있는데 그 식품업무, 특히 안전성 업무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떼어내 타 부처로 옮기겠다는 발표였다. 이 정부조직개편안으로 지금 농업계에는 때 아닌 평지풍파가 일어나고 있다(2013. 2.22 현재). 더욱 보강하고 지원해도 시원치 않을 식품산업 진흥과 농어민의 소득증대, 나아가서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식품안전업무를 떼어내 1차 산업인 ‘농림축산부’로만 남으라하니 웬 날벼락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행복한 농어촌 7대 과제 30개 약속’을 보면 ‘농어촌 삶의 질 향상과 활약화’ 다음으로, ‘안전한 식품의 안정적인 공급체계 확립’과 ‘농어촌 주민소득 증대’가 포함되어 있다. 박 당선자는 유럽·호주·캐나다 등의 사례에서 보듯 국가식품시스템을 구축하여 식량안보와 식품안전, 식품영양, 식품사업의 지속가능성 등 4대 정책과제를 총괄하는 국가관리의 식품정책 추진기구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하였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정반대이다. 결국 박근혜 정부도 이명박 정권처럼 “공약 따로, 실천 따로”, “말 따로, 생각 따로”의 모양새를 되풀이할 모양인가 걱정이 앞선다. 뿐만 아니라, WTO/FTA 시대 농촌·농업·농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요소인 지방자치 활성화와 지방분권 실현방안은 인수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새 정부 하에서도 구정권 때와 같이 지방자치와 분권에 의한 농어촌 지역경제 살리기 정책은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대탕평·대통합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총리 및 장관, 그리고 청와대 비서실 인사(용인술)의 모양새가 영락없이 MB식 인사정책과 용인술을 그대로 닮았다.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에 육법당(육사·법관·당료) 인사들, 거기에 탈세·토지투기·위장전입·병역기피 등 4대 범법자들과 땅부자들이 총동원된 듯한 인상이다. 준비된 여성대통령론을 내세울 때 국민들은 나쁜 정권, 나쁜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막상 야당 총재시절 자신들이 보강하여 애용해오던 인사청문회 제도를 요즘 와서 탓하고 비난하는 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이 참으로 착잡하다.
국정과제 어떻게 풀어갈지 걱정
약점이 많은 사람을 관료나 비서로 채용하면 임명권자에게는 맹목적인 충성심을 발휘해 좋을지는 몰라도 민초들의 애환은 수박겉핥기로 스쳐버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최고 통치권자의 혜안이 미치지 못하는 농어업·중소기업·서민·노동자 부분에서 무위·무능·비리부패라는 싹이 트고 자란다. 이는 동서고금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모든 행정은 인사(用人)에서 시작하여 인사로 끝나기 때문이다. 앞으로 새 정부 앞에 산적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추가개방 문제, 한·중 FTA 타결 문제, 외국투자기업의 국가소송(ISD) 문제, 식량자급률 최하위권 탈출 문제, 농가소득 7년째 제자리 걸음 문제, 악화될 대로 악화된 북핵 문제, 인권·민권·노사 문제 등 켜켜이 쌓여있는 국정과제들을 어떻게 대통령이 직접 챙겨나갈지 신뢰와 원칙을 표방하는 ‘준비된 여성대통령’에게 일말의 걱정 근심과 동정심이 묻어난다.
민간역량 제고 정부노력 절실
농촌지역개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것을 정부에서 직접 수행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민간에게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함께 가려고 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부족한 민간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정책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어떤 것이 지속가능한 방식이며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전략인지 고심해야 한다. 신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변화를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3년 2월 2507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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