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장수 맛뵈기론’ | 김성훈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대표, 전 농림부장관
- 작성일2020/03/05 16:04
- 조회 467
‘엿장수 맛뵈기론’
| 김성훈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대표, 전 농림부장관
지난 번 농훈칼럼 “건강하게 살기 위해 올바로 먹는 시대(10.24)”를 읽고 평소의 궁금증이 더해졌다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적잖게 받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질문은 “그럼 무엇을 어디서 사 먹을 것인가?”와 “도시 소비자 가정마다 베란다, 옥상 텃밭농사를 지어 먹으면 우리 농민들은 어떻게 살라고 하느냐?”의 두 가지이다.
현재 세계에서 식품·건강·질병·의료 문제가 가장 취약하다는 미국의 1인당 연평균 GMO(유전자조작)식품 소비량은 68㎏이다. 이에 반해 우리 한국인들은 현재 평균 38㎏의 GMO 식품을 소비하고 있다. 이는 그보다 4-5배를 먹여 키운 우리나라 축산사료 통계는 뺀 수치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이 더욱 불안해진 것 같다. 불완전한 식품표시제도 때문에 GMO가 함유돼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각종 수입산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사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써 번 내 돈으로 건강 대신 고질병을 사 먹는다고 생각해 보니 소비자 국민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된다.
현대인의 질병은 나쁜 먹거리탓
그런데도 불량식품 추방을 사회 4대악으로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과 그 정부는 오히려 식품대기업과 다국적 식품산업을 감싸기에 바쁘다. 먹거리 문제보다 더 중요한 국정의제가 또 어디 있는가. 미 케네디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자기의 정적이었던 맥거번 상원의원을 단장으로 임명하여 천여명의 식품영양·의료 전문가들로 하여금 미국에 날로 증가하고 있는 비만, 당뇨, 대머리, 심혈관 질병, 고혈압, 뇌졸증 등 성인병과 어린이들의 비만현상에 대한 원인규명과 의료비 지출 증가 현상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대책을 연구 조사하도록 지시하였다. 그 결과 유명한 「맥거번 보고서」가 방대한 부피로 출간됐다. 그 내용을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현대 질병은 미국인들이 매일 먹는 식·음료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우리 조상들이 일찍부터 깨닫고 말해 온 식원병(食源病, Food Originated Disease)이라는 결론이다. 지나친 육식문화와 정크 푸드, 패스트 푸드, 맛과 색을 더해주는 유해 화학첨가물과 색소들이 가공 식음료품에 너무 만연됐음을 경고한 것이다. 그래서 학교 급식에서 쓰레기(Junk)와 같은 속성식품(햄버거, 핫도그, 햄, 피자, 콜라, 환타 등)들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그 빈자리에 10여년 전부터 유전자조작식품(GMO)가 들어서 있다. 세계 최대 GMO종자 및 제초제 공급자인 다국적 기업 몬산토(Monsanto)사 출신들이 미국 정·관·학·언론계에 회전문 인사로 진출해 어떻게 해볼 수도 없다. 감히 토를 달거나 반대하면 요즘 우리나라 정치 풍속대로 “종북 좌파”로 낙인 찍힌다.
그래서 다시 등장한 서구의 오래된 속담이 ‘You Are What You Eat!’이다. ‘지금의 당신의 모습과 건강 상태는 그동안 당신이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아 왔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어렸을 적 가족 중에 누가 앓아눕거나 심한 병증에 시달릴 때 “그애, 뭔가 잘못 먹은 모양”이라고 진단 내리고 처방하시던 할머님의 말씀이 생각나는 속담이다.
공장식 농법과 공장식 축산에서 허접하고 비인도주의적으로 생산된 농축산물, 맛과 향기와 모양을 더 내기 위해 각종 화학첨가물로 분칠한 공장식품(Factory Foods), 고엽제(Agent Orange) 살포에도 끄덕없고 벼멸구 침입에도 의젓할 수 있도록 유전자 형질을 변경 조작한 GMO 식품을 오랫동안 포식한 결과 지구촌의 환경생태계는 붕괴되고 있고, 국민 건강의 미래는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는 추세이다.
번져가는 ‘유기농 소비자 운동’
이에 탄수화물(C), 지방질(F), 단백질(P)의 에너지 함유량으로만 평가되는 칼로리 열량 개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질병치유력, 자연회복력, 항산화기능, 항암성분, 인체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비타민 등 천연 동식물 식품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살리자는 유기농 소비자 운동이 세계 각국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현재 한살림, ICOOP 등 각종 생활협동조합에서 친환경 농산물과 자체 가공한 전통 슬로우푸드(된장, 간장, 고추장, 젓갈, 유제품, 식혜, 막걸리 등등)들이 도시 동네 가까이에 가게를 열어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도시 소비자들은 작은 규모이지만 직접 아파트 베란다, 옥상, 집 근처 빈터, 학교 귀퉁이 텃밭에서, 그리고 도회지 주말농장에서 무농약 무화학비료의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는 등 쿠바식 도시농업이 서울과 지방 주요도시에서 끊임없이 퍼져 나가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생명농업 대세와 도시농업의 붐(상승)에 기생하여 북미대륙에선 거짓 식량안보를 기치로 내세운 GMO 종자산업이 횡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수십억원을 투자하여 빌딩을 짓고 햇볕 대신 고가의 LED 전광을 장치하고 성분이 불안전한 양액을 먹이며 인공 온도 및 습도 조절 시설까지 갖춘 수직 빌딩농업을 친환경 도시농업이라 부르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빌딩농업의 생산단가가 평지농사에 비해 상추의 경우 15배가 넘는데도 그러하다. 관변 학자들과 관리들이 앞장 서 GMO를 선전하며 심지어 몬산토사로부터 돈을 받아 생명공학 및 농과계 학생들에게 GMO 장학금을 전달하는 대학이 보도되고 있다. 농민이 없는 농사, 농지가 없는 농사, 태양이 없는 농사를 이름하여 도시생명농업이라고 억지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편, 유럽형 선진국은 친환경 무농약 유기농산물의 생산량이 총 생산량 중에 15-30%를 차지할만큼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기껏 0.6% 정도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한 귀퉁이에서는 국민의 혈세로 빌딩농업을 미래형 농업, 그리고 GMO 종자사업을 황금의 종자계획(Golden Seed Project)이라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아직은 GMO 종자가 상용화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농업의 앞날이 크게 걱정된다. 이에 어머니들이 먼저 분노하고 있다. GMO 콩으로 만든 콩기름, 콩나물, 두부, 두유, GMO 옥수수기름, GMO 옥수수로 화학처리한 각종 과당(果糖), GMO 카놀라유가 100%인 참치 통조림을 먹일 바에야 ‘차라리 아이들을 굶겨라’하는 어머니들이 안전한 밥상차리기 책들을 연달아 펴내고 있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앞장서 밥상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일찍이 유전학자 루이생코 박사는 「후천적 획득 유전형질」이라는 연구를 통해 어렸을 때의 식생활과 식습관이 초면화(初面化) 현상으로 어른이 되어서까지 지속되어 일생동안 그 사람의 건강과 신체 질병을 좌우한다고 하였다. 유아기와 초등학교 시절의 식생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학술적으로 증거하는 연구결과이다.
도시농업-친환경농업 공생 가능
문제는 피땀을 흘려 친환경 유기농업을 하는 농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정당한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는 농사지어 어디에다 팔라는 말이냐이다. 그 대답은 지극히 간단하다. ‘엿장수의 맛 뵈기론’이다. 어렸을 때 시골 생활을 해본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동네에 요란한 가위소리를 내며 찾아 온 엿장수가 몰려드는 아이들에게 엿가락을 조금씩 떼내어 공짜로 맛을 보여준 다음, 돈이 없으면 헌 고무신, 헌 접시, 도자기, 어머니 댕기머리를 가져와 엿으로 바꿔 먹으라고 권한다. 그러면 엿판은 동이 난다. 한 번 엿 조각의 달콤한 맛에 길들어지면 그 다음 순서는 불문가지이다. 루이생코 박사의 「후천적 획득 유전형질」 이론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마찬가지로, 옥상농사나 텃밭농사에서 무농약 무화학물질 유기농산물이나 무항생제 자연방사의 달걀 등 본래의 친환경식품의 맛에 길들여지면 자연스레 발걸음이 친환경유기농산물 판매코너로 가고 손길이 뻗친다. 한살림 등 생협의 도시매장이 번창하는 이유이다. 소규모의 도시농업이 진짜 유기농민들에 의한 친환경 생명농산물의 소비 진작에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것이 생협 가게 경영자들의 한결같은 소회이다.
이제 세상은 점점 이상기후로 지구촌의 농축산물 생산의 성장추세가 둔화되어 총수요를 밑돌기 시작했고, 농산물 수출국 정부들이 다국적 식품대기업들의 앞잡이가 되어 WTO/FTA 등으로 식량부족국가의 시장을 강제로 열어 식량주권을 짓밟고 있는 대세하에서, 우리 겨레 한민족들이 살아남으려면 도시소비자 국민들의 각성이 가장 중요하다. 기후변화도 줄이고 환경생태계도 살리면서 국민 소비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전하는 길은 국민 모두가 어렸을 적 건강한 어머님의 젖가슴에 매달렸듯 농촌과 도시 방방곡곡에서 자연순환농법에 기반한 현대적 친환경 유기농업으로 돌아가는 길 뿐이다.
이 글은 2013년 11월25일 농어민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 김성훈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대표, 전 농림부장관
지난 번 농훈칼럼 “건강하게 살기 위해 올바로 먹는 시대(10.24)”를 읽고 평소의 궁금증이 더해졌다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적잖게 받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질문은 “그럼 무엇을 어디서 사 먹을 것인가?”와 “도시 소비자 가정마다 베란다, 옥상 텃밭농사를 지어 먹으면 우리 농민들은 어떻게 살라고 하느냐?”의 두 가지이다.
현재 세계에서 식품·건강·질병·의료 문제가 가장 취약하다는 미국의 1인당 연평균 GMO(유전자조작)식품 소비량은 68㎏이다. 이에 반해 우리 한국인들은 현재 평균 38㎏의 GMO 식품을 소비하고 있다. 이는 그보다 4-5배를 먹여 키운 우리나라 축산사료 통계는 뺀 수치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이 더욱 불안해진 것 같다. 불완전한 식품표시제도 때문에 GMO가 함유돼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각종 수입산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사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써 번 내 돈으로 건강 대신 고질병을 사 먹는다고 생각해 보니 소비자 국민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된다.
현대인의 질병은 나쁜 먹거리탓
그런데도 불량식품 추방을 사회 4대악으로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과 그 정부는 오히려 식품대기업과 다국적 식품산업을 감싸기에 바쁘다. 먹거리 문제보다 더 중요한 국정의제가 또 어디 있는가. 미 케네디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자기의 정적이었던 맥거번 상원의원을 단장으로 임명하여 천여명의 식품영양·의료 전문가들로 하여금 미국에 날로 증가하고 있는 비만, 당뇨, 대머리, 심혈관 질병, 고혈압, 뇌졸증 등 성인병과 어린이들의 비만현상에 대한 원인규명과 의료비 지출 증가 현상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대책을 연구 조사하도록 지시하였다. 그 결과 유명한 「맥거번 보고서」가 방대한 부피로 출간됐다. 그 내용을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현대 질병은 미국인들이 매일 먹는 식·음료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우리 조상들이 일찍부터 깨닫고 말해 온 식원병(食源病, Food Originated Disease)이라는 결론이다. 지나친 육식문화와 정크 푸드, 패스트 푸드, 맛과 색을 더해주는 유해 화학첨가물과 색소들이 가공 식음료품에 너무 만연됐음을 경고한 것이다. 그래서 학교 급식에서 쓰레기(Junk)와 같은 속성식품(햄버거, 핫도그, 햄, 피자, 콜라, 환타 등)들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그 빈자리에 10여년 전부터 유전자조작식품(GMO)가 들어서 있다. 세계 최대 GMO종자 및 제초제 공급자인 다국적 기업 몬산토(Monsanto)사 출신들이 미국 정·관·학·언론계에 회전문 인사로 진출해 어떻게 해볼 수도 없다. 감히 토를 달거나 반대하면 요즘 우리나라 정치 풍속대로 “종북 좌파”로 낙인 찍힌다.
그래서 다시 등장한 서구의 오래된 속담이 ‘You Are What You Eat!’이다. ‘지금의 당신의 모습과 건강 상태는 그동안 당신이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아 왔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어렸을 적 가족 중에 누가 앓아눕거나 심한 병증에 시달릴 때 “그애, 뭔가 잘못 먹은 모양”이라고 진단 내리고 처방하시던 할머님의 말씀이 생각나는 속담이다.
공장식 농법과 공장식 축산에서 허접하고 비인도주의적으로 생산된 농축산물, 맛과 향기와 모양을 더 내기 위해 각종 화학첨가물로 분칠한 공장식품(Factory Foods), 고엽제(Agent Orange) 살포에도 끄덕없고 벼멸구 침입에도 의젓할 수 있도록 유전자 형질을 변경 조작한 GMO 식품을 오랫동안 포식한 결과 지구촌의 환경생태계는 붕괴되고 있고, 국민 건강의 미래는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는 추세이다.
번져가는 ‘유기농 소비자 운동’
이에 탄수화물(C), 지방질(F), 단백질(P)의 에너지 함유량으로만 평가되는 칼로리 열량 개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질병치유력, 자연회복력, 항산화기능, 항암성분, 인체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비타민 등 천연 동식물 식품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살리자는 유기농 소비자 운동이 세계 각국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현재 한살림, ICOOP 등 각종 생활협동조합에서 친환경 농산물과 자체 가공한 전통 슬로우푸드(된장, 간장, 고추장, 젓갈, 유제품, 식혜, 막걸리 등등)들이 도시 동네 가까이에 가게를 열어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도시 소비자들은 작은 규모이지만 직접 아파트 베란다, 옥상, 집 근처 빈터, 학교 귀퉁이 텃밭에서, 그리고 도회지 주말농장에서 무농약 무화학비료의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는 등 쿠바식 도시농업이 서울과 지방 주요도시에서 끊임없이 퍼져 나가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생명농업 대세와 도시농업의 붐(상승)에 기생하여 북미대륙에선 거짓 식량안보를 기치로 내세운 GMO 종자산업이 횡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수십억원을 투자하여 빌딩을 짓고 햇볕 대신 고가의 LED 전광을 장치하고 성분이 불안전한 양액을 먹이며 인공 온도 및 습도 조절 시설까지 갖춘 수직 빌딩농업을 친환경 도시농업이라 부르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빌딩농업의 생산단가가 평지농사에 비해 상추의 경우 15배가 넘는데도 그러하다. 관변 학자들과 관리들이 앞장 서 GMO를 선전하며 심지어 몬산토사로부터 돈을 받아 생명공학 및 농과계 학생들에게 GMO 장학금을 전달하는 대학이 보도되고 있다. 농민이 없는 농사, 농지가 없는 농사, 태양이 없는 농사를 이름하여 도시생명농업이라고 억지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편, 유럽형 선진국은 친환경 무농약 유기농산물의 생산량이 총 생산량 중에 15-30%를 차지할만큼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기껏 0.6% 정도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한 귀퉁이에서는 국민의 혈세로 빌딩농업을 미래형 농업, 그리고 GMO 종자사업을 황금의 종자계획(Golden Seed Project)이라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아직은 GMO 종자가 상용화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농업의 앞날이 크게 걱정된다. 이에 어머니들이 먼저 분노하고 있다. GMO 콩으로 만든 콩기름, 콩나물, 두부, 두유, GMO 옥수수기름, GMO 옥수수로 화학처리한 각종 과당(果糖), GMO 카놀라유가 100%인 참치 통조림을 먹일 바에야 ‘차라리 아이들을 굶겨라’하는 어머니들이 안전한 밥상차리기 책들을 연달아 펴내고 있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앞장서 밥상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일찍이 유전학자 루이생코 박사는 「후천적 획득 유전형질」이라는 연구를 통해 어렸을 때의 식생활과 식습관이 초면화(初面化) 현상으로 어른이 되어서까지 지속되어 일생동안 그 사람의 건강과 신체 질병을 좌우한다고 하였다. 유아기와 초등학교 시절의 식생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학술적으로 증거하는 연구결과이다.
도시농업-친환경농업 공생 가능
문제는 피땀을 흘려 친환경 유기농업을 하는 농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정당한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는 농사지어 어디에다 팔라는 말이냐이다. 그 대답은 지극히 간단하다. ‘엿장수의 맛 뵈기론’이다. 어렸을 때 시골 생활을 해본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동네에 요란한 가위소리를 내며 찾아 온 엿장수가 몰려드는 아이들에게 엿가락을 조금씩 떼내어 공짜로 맛을 보여준 다음, 돈이 없으면 헌 고무신, 헌 접시, 도자기, 어머니 댕기머리를 가져와 엿으로 바꿔 먹으라고 권한다. 그러면 엿판은 동이 난다. 한 번 엿 조각의 달콤한 맛에 길들어지면 그 다음 순서는 불문가지이다. 루이생코 박사의 「후천적 획득 유전형질」 이론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마찬가지로, 옥상농사나 텃밭농사에서 무농약 무화학물질 유기농산물이나 무항생제 자연방사의 달걀 등 본래의 친환경식품의 맛에 길들여지면 자연스레 발걸음이 친환경유기농산물 판매코너로 가고 손길이 뻗친다. 한살림 등 생협의 도시매장이 번창하는 이유이다. 소규모의 도시농업이 진짜 유기농민들에 의한 친환경 생명농산물의 소비 진작에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것이 생협 가게 경영자들의 한결같은 소회이다.
이제 세상은 점점 이상기후로 지구촌의 농축산물 생산의 성장추세가 둔화되어 총수요를 밑돌기 시작했고, 농산물 수출국 정부들이 다국적 식품대기업들의 앞잡이가 되어 WTO/FTA 등으로 식량부족국가의 시장을 강제로 열어 식량주권을 짓밟고 있는 대세하에서, 우리 겨레 한민족들이 살아남으려면 도시소비자 국민들의 각성이 가장 중요하다. 기후변화도 줄이고 환경생태계도 살리면서 국민 소비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전하는 길은 국민 모두가 어렸을 적 건강한 어머님의 젖가슴에 매달렸듯 농촌과 도시 방방곡곡에서 자연순환농법에 기반한 현대적 친환경 유기농업으로 돌아가는 길 뿐이다.
이 글은 2013년 11월25일 농어민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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