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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칼럼

    농촌 쓰레기를 줄여야 | 전희식 전국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 
    • 작성일2020/03/05 16:09
    • 조회 540
    농촌 쓰레기를 줄여야
    | 전희식 전국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 


    수 년 전 부안 핵 폐기장 설립 반대투쟁이 한창일 때 하나를 두고 이름이 서로 달랐다. 대책위(범부안 군민대책위)에서는 ‘핵 폐기장’ 또는 ‘핵 쓰레기장’이라고 불렀고 정부와 보수언론은 ‘원자력발전 부산물’ 또는 ‘사용 후 핵연료’라고 불렀다. 이름을 가지고서라도 핵 발전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여론을 자기네 쪽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농촌지역 쓰레기 처리 ‘골머리’

    오늘날 쓰레기 문제는 인간을 비롯하여 뭇 존재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까지 이르렀다. 남해와 서해에는 많은 양식장이 있는데 양식장의 스티로폼 부표 부스러기를 먹은 물고기들이 부력을 견디다 못해 물위로 떠올라 폐사하는 일이 허다하다. 핵 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때문에 기형어가 나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의료기기나 가전제품, 통신기기 때문에 방사능과 전자파 피폭이 늘고 있다.
    대부분의 쓰레기는 물질문명을 누리는 대가이고 생산활동의 결과다. 물, 공기, 땅, 음식, 심지어 사람의 마음보까지 물질문명의 찌꺼기 때문에 오염된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이름에 분칠을 해도 쓰레기는 쓰레기다.
    농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어쩌면 더 심각하다. 노령화 된 농민들의 환경의식도 박약하지만 행정과 시민사회의 계도기능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불법처리 하는 걸 뻔히 보면서도 이웃 간에 신고하기도 그렇고, 신고해도 도시처럼 원리원칙대로 처리하기 힘든 실정이다.
    쓰레기문제 해법은 두 가지 영역이 있는데 쓰레기 자체를 안 생기게 하거나 덜 생기게 하는 분야와 생겨 난 쓰레기를 잘 처리하는 분야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농촌지역은 도시보다 분리배출도 잘 안될뿐더러 수거한 쓰레기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비율도 낮다. 애써 분리배출을 해도 위탁 맡은 업체들은 시간과 돈 때문에 그냥 통째로 매립장에 묻는 경우도 있고 폐촉법(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주민 감시기능도 약하다.
    동네마다 농약병 수거함을 지자체에서 설치해 줬건만 여전히 쓰고 난 플라스틱 농약병을 태우는 농민들이 있고 과수원에 쓰는 반사지나 과일 충격 방지판(‘난자’라고 부른다)을 태우기 일쑤다. 반사지에는 중금속인 수은이 함유되어 있어 치명적인데도 수거율이 낮다. 얼마 전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혈중 수은 오염율이 세계 최고로 나왔는데 미국의 세배가 넘고 뉴질랜드의 40배, 프랑스의 60배를 넘고 있다. 대책이 시급하다.

    재활용률 확대 위한 지원 필요

    우선, 일회용 농사용품과 생활용품을 줄이게 하고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언젠가 김해시의 한 업체가 사과용 난자를 재활용 종이로 만들어 보급 한 적이 있다. 불행히도 이 업체는 파산한 것으로 안다. 스티로폼 난자는 1장에 5원인데 재활용 가능한 이 종이 난자는 25원이었으니 파산은 불 보듯 뻔하다.
    뉴질랜드나 호주는 과자 봉지도 종이로 만든다. 우리나라의 과자봉지는 내용물보다 훨씬 더 많은 바람을 집어넣어 과대포장이 심하다. 재활용 가능한 용품에는 적극적인 행정의 지원이 필요 할 것이다. 아울러 쓰레기 발생률이 높은 생산업체에는 수거와 재처리 부담까지 안겨야 한다.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예비쓰레기들에 환경부담금을 크게 매겨서 도로 가져오면 그때 그 금액을 되돌려 주는 방법도 좋다고 본다. 농사용 비닐의 가격만큼 환경부담금을 매겨서 생산업체와 농민이 반반 부담하게 하고 되가져 오면 그 돈을 돌려준다고 해 보자. 현재 56% 대에 머물고 있는 폐비닐 수거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한다. 마트에서 나눠주는 비닐봉지를 현재의 50원에서 1000원으로 올리면 다들 장바구니들을 가지고 다니지 않을까? 회수율도 엄청 높아질 것이다.

    환경의식 계몽활동 적극 전개를

    둘째, 농촌지역의 환경의식을 높이는 계몽활동을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계곡이나 약수터에서 무당을 불러 굿을 하고는 음식을 그대로 방치하는 풍습도 여전하며 별 생각 없이 비닐들을 논두렁에서 태운다. 땅에 파묻기도 한다.
    마트의 비닐봉지를 별안간 1000원으로 올리면 난리가 날 것이다. 농민들의 생각과 생활에서 쓰레기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활발한 계몽활동 외에 없다고 보인다. 매립장 주민들도 감시 권한이 있긴 하지만 쓰레기 위탁업체 인부가 동네 사람도 있다 보니 꼬장꼬장하게 쓰레기 감시를 하기가 힘들다. 이웃 간에 쓰레기 심각성이 어쩌고저쩌고 하면 싸움난다. 환경단체와 행정이 같이 계몽활동을 강화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글은 2013년 12월09일 농어민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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