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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칼럼

    농촌지역 난방비 지원 시급하다 | 전희식 장수·‘농민생활인문학, 협동조합(준)’조합원 
    • 작성일2020/03/05 16:15
    • 조회 511
    농촌지역 난방비 지원 시급하다
    | 전희식 장수·‘농민생활인문학, 협동조합(준)’조합원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다. 미국에 불어 닥친 강추위는 재난영화 ‘투모로우’를 연상케 한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급속한 온난화 때문이라고 하니 어이가 없기도 하다. 벌써부터 따뜻한 봄바람이 기다려지니 이 기다림이 얼마나 길지는 정말 감감하다.
    문제는 가난한 사람과 농촌사람이다. 추위 때문에 올라 갈 수밖에 없는 난방비는 없는 사람들을 더 움츠러들게 할뿐더러 도시에 비해 더 춥고 노인 비율이 높은 농촌을 심리적으로도 얼어붙게 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가스 보급 저조 ‘연료비 부담’

    도시는 대부분 조리에너지 뿐 아니라 난방에너지도 도시가스를 이용한다. 이는 에너지원 중에 가장 싼 것이다. 농촌지역은 가스공급이 10%도 안 된다. 그래서 이름마저 ‘도시’가스인가 보다. 농촌 54.5%의 농가에서는 비싸기 이를 데 없는 석유를 난방에너지로 쓴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도시와 농촌을 경제논리로만 접근한 결과다.
    자료를 살펴봤더니 발열량 기준 환산 가격(TOE당 가격, Ton of Oil Equivalent)이 도시가스의 경우 892원인 반면, 석유의 경우 1,561원으로 도시가스보다 2배가량 높게 나온다. 도시보다는 농촌이 생활보조나 복지혜택이 많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득이 전무한 이 추운 겨울에 농촌의 어르신들은 도시보다 두 배나 비싼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이만저만 큰 모순이 아니다. 그래서 에너지 양극화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에너지정의’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한 것이다.
    우선, 농어촌지역 주택의 단열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작업이 시급하다. 낡은 농가들은 대부분 얇은 홑벽으로 지어진 집이고 70~90년대에 농촌에 보급된 슬라브 벽돌집은 단열이 허술해서 에너지손실이 크다. 최근에 지어진 목조경량주택 역시 시공비나 난방설치비 등의 이유로 추운 겨울을 사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 주택의 단위 면적당 에너지 소비는 다른 나라보다 엄청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자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단독주택은 ㎡당 연간 1596MJ(메가줄. 에너지 소비량을 계산하는 단위)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러나 일본은 500MJ, 독일은 250~420 MJ이다. 우리의 3분의1, 5분의1 수준이다. 농촌주택은 이러한 우리나라 주택의 평균에너지 소비보다도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자립 돕는 대책 마련 절실

    둘째는 농촌지역 에너지자립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완주군이나 진안군처럼 지역에 에너지자립을 위한 기구를 만들어 이른바 ‘전환기술(또는 적당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겠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군유림과 국유림에 대대적인 간벌작업이 시작되는 때다. 중요한 에너지원이 산에 버려지고 있다. 농촌지역의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는 산림자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재작년에 연수를 갔었던 독일의 어느 지방도시에서는 오죽하면 가로수를 정비하고 남은 잔가지들까지도 모두 다 열병합발전소로 가져와서 이용하고 있었다.

    난방용 면세유 배정 등 지원 필요

    셋째, 지금 당장이라도 농어촌지역의 올 겨울 난방에너지에 지원이 있어야겠다. 난방용 면세유를 배정하든지 난방 보조금을 도시가스와의 발열량 기준 환산가격 차이만큼을 보조금으로 지급을 하든지.
    마지막으로 언급 할 것이 하나 있다. 지역자활센터를 통한 노후불량주택 지원사업은 서비스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일반 업자에 비해 시공의 질이 형편없이 떨어지는데다 공사기간도 길고 지원의 내용도 빈약하다. 이 점을 개선하지 않고 농어촌에너지 부실 주택 지원사업은 큰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다. 

    이 글은 2014년 1월 13일 농어민신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