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과 정치인 말은 믿지 말라고? | 전희식(농부. 녹색당농업위원장)
- 작성일2020/03/05 16:44
- 조회 591
기상청과 정치인 말은 믿지 말라고?
| 전희식(농부. 녹색당농업위원장)
실명의 마을공동체로 신뢰하는 정치문화를 만들자
이번 선거에 내가 사는 고장에서는 군수 후보자 초청 토론회도 열었고 지역신문에 선거특집도 냈다. 군수 후보자 초청 토론회 때는 직접 사회를 맡았었는데 진행 도중에 슬며시 의문이 들었었다.
정말 농촌지역 선거에서 정책이나 공약이 표를 모아 내는 힘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후보들의 답변이 워낙 반듯한 모범답변이라 그랬다. 공약보다는 인맥과 돈줄의 힘이 커 보여 그렇다. 그뿐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어느 후보가 선거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내게 한 고백이 떠올라서다.
그 후보는 그랬다. “환멸을 느낀다.”고. 지금이라도 입후보를 물리고 싶다고 했다. 유권자들의 노골적인 돈 봉투 요구 때문이란다. 동네마다 말깨나 하는 사람들이 동네 노인들에게 “가만히 있으라.”하고는 이 후보 저 후보에게 동네주민이 몇 사람이라고 과시하면서 손을 내 민다는 것이다.
그 반대 얘기도 있다. 후보자들이 공약에다 천편일률적으로 솔깃한 것은 다 쓸어 모아 소득을 높인다. 뭘 유치한다. 개발이다 하는 얘기만 한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후보자 정책질의도 해 봤고 ○X 질문도 했는데 어느 후보는 공직에 있을 때는 어지간히 까칠하던 사람이었는데 후보자가 되더니 답변이 호화찬란했다. 실현이 간단하지 않은 질문도 다 ○표를 해서 놀랐다. 전혀 믿음이 안 가는 답변이었다.
기상청과 정치인 말은 절대 믿지 말라는 속설이 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정치, 보편적 진리와 공동선의 바탕에서 출발
먼저, 정치나 선거에 대해 너무 과도한 기대나 낙담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신, 스스로 모범이 되는 삶을 만들고 지역 일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사실 후보자나 공직자의 입과 귀는 유권자가 책임져야 한다. 그들이 듣는 말과 그들이 하는 말은 결국 유권자가 결정하는 법이다.
정치를 비아냥거리고 멀리하기는 쉽지만, 주민들이 지역 과제를 스스로 풀어가는 건 쉽지 않다. 견제와 비판보다는 필요한 지역 일에 열심을 다해 참여하고 뜻이 맞는 주민들끼리는 자립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아동센터, 노인복지활동, 생활용품 공방, 자활운동, 방과 후 공부놀이방, 품앗이, 지역화폐, 작은 도서관, 주민자치회, 이주여성지원, 마을 만들기 등 주민생활에서 필요한 공동의 요구를 잘 조직하는 일이다. 익명의 시장사회를 실명의 마을공동체로 바꾸어 가자는 말이다.
깨어 있는 시민은 그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속여먹지도 못하고 돈으로 구워삶지도 못한다. 또한, 혼자가 아니고 집단을 이룰 때 그 ‘깨어있음’은 더욱 큰 빛을 낸다. 주민참여예산제나 의정지기단, 주민발의 같은 활동도 좋다.
돈이 표를 모은다고 대 놓고 말하는 분위기다. 돈 없으면 선거에 나서지 못한다는 얘기가 과장이 아니다. 그런 고충을 겪은 당선자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주민들의 요구와 자신의 신념을 조화시키는 일이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지만 ‘민심’은 날 것 상태에서는 결코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체계적이지도 않고 정교하지도 않다.
정치란 이 민심을 정합성 있는 철학의 바탕 위에 세우는 일부터 해야 한다. 천심, 곧 보편적 진리와 공동선이라는 바탕 위에.
* 이 글은 지역재단 소식지 <지역리더> 39호에 실린 글입니다
| 전희식(농부. 녹색당농업위원장)
실명의 마을공동체로 신뢰하는 정치문화를 만들자
이번 선거에 내가 사는 고장에서는 군수 후보자 초청 토론회도 열었고 지역신문에 선거특집도 냈다. 군수 후보자 초청 토론회 때는 직접 사회를 맡았었는데 진행 도중에 슬며시 의문이 들었었다.
정말 농촌지역 선거에서 정책이나 공약이 표를 모아 내는 힘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후보들의 답변이 워낙 반듯한 모범답변이라 그랬다. 공약보다는 인맥과 돈줄의 힘이 커 보여 그렇다. 그뿐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어느 후보가 선거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내게 한 고백이 떠올라서다.
그 후보는 그랬다. “환멸을 느낀다.”고. 지금이라도 입후보를 물리고 싶다고 했다. 유권자들의 노골적인 돈 봉투 요구 때문이란다. 동네마다 말깨나 하는 사람들이 동네 노인들에게 “가만히 있으라.”하고는 이 후보 저 후보에게 동네주민이 몇 사람이라고 과시하면서 손을 내 민다는 것이다.
그 반대 얘기도 있다. 후보자들이 공약에다 천편일률적으로 솔깃한 것은 다 쓸어 모아 소득을 높인다. 뭘 유치한다. 개발이다 하는 얘기만 한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후보자 정책질의도 해 봤고 ○X 질문도 했는데 어느 후보는 공직에 있을 때는 어지간히 까칠하던 사람이었는데 후보자가 되더니 답변이 호화찬란했다. 실현이 간단하지 않은 질문도 다 ○표를 해서 놀랐다. 전혀 믿음이 안 가는 답변이었다.
기상청과 정치인 말은 절대 믿지 말라는 속설이 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정치, 보편적 진리와 공동선의 바탕에서 출발
먼저, 정치나 선거에 대해 너무 과도한 기대나 낙담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신, 스스로 모범이 되는 삶을 만들고 지역 일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사실 후보자나 공직자의 입과 귀는 유권자가 책임져야 한다. 그들이 듣는 말과 그들이 하는 말은 결국 유권자가 결정하는 법이다.
정치를 비아냥거리고 멀리하기는 쉽지만, 주민들이 지역 과제를 스스로 풀어가는 건 쉽지 않다. 견제와 비판보다는 필요한 지역 일에 열심을 다해 참여하고 뜻이 맞는 주민들끼리는 자립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아동센터, 노인복지활동, 생활용품 공방, 자활운동, 방과 후 공부놀이방, 품앗이, 지역화폐, 작은 도서관, 주민자치회, 이주여성지원, 마을 만들기 등 주민생활에서 필요한 공동의 요구를 잘 조직하는 일이다. 익명의 시장사회를 실명의 마을공동체로 바꾸어 가자는 말이다.
깨어 있는 시민은 그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속여먹지도 못하고 돈으로 구워삶지도 못한다. 또한, 혼자가 아니고 집단을 이룰 때 그 ‘깨어있음’은 더욱 큰 빛을 낸다. 주민참여예산제나 의정지기단, 주민발의 같은 활동도 좋다.
돈이 표를 모은다고 대 놓고 말하는 분위기다. 돈 없으면 선거에 나서지 못한다는 얘기가 과장이 아니다. 그런 고충을 겪은 당선자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주민들의 요구와 자신의 신념을 조화시키는 일이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지만 ‘민심’은 날 것 상태에서는 결코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체계적이지도 않고 정교하지도 않다.
정치란 이 민심을 정합성 있는 철학의 바탕 위에 세우는 일부터 해야 한다. 천심, 곧 보편적 진리와 공동선이라는 바탕 위에.
* 이 글은 지역재단 소식지 <지역리더> 39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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