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는 농민’이 ‘좋은 농협’ 만든다 | 허헌중 지역재단 이사
- 작성일2020/03/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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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농민’이 ‘좋은 농협’ 만든다
| 허헌중 지역재단 이사
내년 3월 11일 농·축협 1,149곳 등 전국 1,360곳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가 사상 최초로 실시된다. 이번 동시 선거가 농민과 국민의 관심과 참여 속에 우리 먹거리·농업 문제를 해결하는 진정한 농협 개혁의 원년이 될 것인가.
쌀 관세화 개방 등 개방농정의 전면화가 농민과 국민과의 협의·동의 없이 강행되고 있어 농민분해·농업해체·농촌파괴의 파국이 우려되는 오늘, 그 어느 때보다 지역 농협이 제구실을 다하여 우리 먹거리와 농업 문제의 해결자가 되길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 농협은 ‘조합원이 아니라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다’ ‘농민·농업 살리는 경제사업은 뒷전이고 돈 장사만 한다’ 등의 비판을 받아왔다. 지역 농협들이 과연 조합원의,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에 의한 협동조합인가 그 정체성이 의문시되어 왔다.
지역농협은 농민·농업은 물론 지역주민 생활과 지역경제에 핵심적인 역할과 비중을 차지한다. 오죽하면 농협만 제대로 서면 우리 먹거리와 농업 문제 절반은 해결된다고 하겠는가.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을 가지고 신용·공제, 구매, 판매, 교육·지원, 생활 전반에 걸쳐 조합원의 삶과 지역 사회경제를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농협이 바로서야 지역농업을 제대로 협동화·조직화하고 중앙회를 회원조합들의 공동이익 증진에 헌신하는 진정한 연합조직으로 개혁할 수 있다. 그래서 소비자 국민과 연대 협력을 통해 정부와 국회를 견인, 우리 먹거리와 농업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나갈 것이다. 신용·경제 사업 분리 등 중앙회 사업구조 개편 이후 중앙회 개혁의 본래 취지였던 경제사업 활성화, 회원조합(조합원)의 공동이익 증진 등이 오리무중에 갈피를 못 잡고 용두사미 꼴이 되고 있는 것도 그 주체여야 할 지역 조합들이 바로 서 있지 못해 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의 ‘그들만의 리그’를 막지 못한 결과이다.
그래서 이번 전국 동시 선거는 그 선거문화를 정책선거·공명선거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어야 하며, 조합원의 입장에서 조합원의 필요와 열망을 실현하는 데 헌신할 조합장을 바로 선출하여 지역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 그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진정한 농협개혁의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지난 10월 2일 국민농업포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6개 단체는 ‘농협 조합장 동시선거의 의의와 조합원 참여 활성화 방안’에 관한 토론회에서 「2015년 조합장 동시선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 조합장 동시선거에 공동 대응을 천명한 바 있다.
이들은 이번 동시선거에 즈음하여 농협 문제의 사회적 공론화 활동과 농협개혁에 대한 조합원의 요구를 반영한 농협개혁안의 공동 마련 그리고 정책선거·공명선거 활동 등을 통해 농협개혁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농민조합원이 조합 운영의 중심이 되는 농협개혁의 새로운 시작점이 되도록 할 것을 다짐했다.
내년 3월 11일까지 농민단체는 물론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과 연대하여 ▲사실상 개악된 ‘공공단체 등의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의 개정 촉구 및 공동 대응 ▲‘돈선거’가 아닌 정책선거가 되도록 후보자가 공약을 약속하고 유권자가 이를 평가하여 투표하며 그 실천 여부를 확인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의 공동 전개 ▲이번 선거에서 농협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나갈 개혁후보의 당선을 적극 지원 ▲지역조합의 변화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중앙회 개혁을 위해서도 적극 연대 ▲‘선거혁명’의 근본은 조합원 역량에 있음을 직시하고 조합원 유권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 노력 등을 합의했다.
진정한 농협은 주인이어야 할 조합원 농민이 주인 노릇을 하면 된다. 이 간단한 진실이 지난 50년간 짓밟히고 부정당했다. 그래서 주인이어야 할 조합원조차 이젠 ‘스스로, 함께 소유하고 이용하고 운영하는 내 조합, 우리 조합’으로 바로 알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모든 문제의 근원이 있다. ‘좋은 농협 만들기를 위한 선거혁명’은 ‘깨어 있는 농민 조합원 만들기’에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 오래된 진실이 이들 단체들의 공동 활동을 통해 새 역사를 만들기를 꿈꾼다.
이 글은 2014년 10월 20일 한국농정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 허헌중 지역재단 이사
내년 3월 11일 농·축협 1,149곳 등 전국 1,360곳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가 사상 최초로 실시된다. 이번 동시 선거가 농민과 국민의 관심과 참여 속에 우리 먹거리·농업 문제를 해결하는 진정한 농협 개혁의 원년이 될 것인가.
쌀 관세화 개방 등 개방농정의 전면화가 농민과 국민과의 협의·동의 없이 강행되고 있어 농민분해·농업해체·농촌파괴의 파국이 우려되는 오늘, 그 어느 때보다 지역 농협이 제구실을 다하여 우리 먹거리와 농업 문제의 해결자가 되길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 농협은 ‘조합원이 아니라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다’ ‘농민·농업 살리는 경제사업은 뒷전이고 돈 장사만 한다’ 등의 비판을 받아왔다. 지역 농협들이 과연 조합원의,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에 의한 협동조합인가 그 정체성이 의문시되어 왔다.
지역농협은 농민·농업은 물론 지역주민 생활과 지역경제에 핵심적인 역할과 비중을 차지한다. 오죽하면 농협만 제대로 서면 우리 먹거리와 농업 문제 절반은 해결된다고 하겠는가.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을 가지고 신용·공제, 구매, 판매, 교육·지원, 생활 전반에 걸쳐 조합원의 삶과 지역 사회경제를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농협이 바로서야 지역농업을 제대로 협동화·조직화하고 중앙회를 회원조합들의 공동이익 증진에 헌신하는 진정한 연합조직으로 개혁할 수 있다. 그래서 소비자 국민과 연대 협력을 통해 정부와 국회를 견인, 우리 먹거리와 농업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나갈 것이다. 신용·경제 사업 분리 등 중앙회 사업구조 개편 이후 중앙회 개혁의 본래 취지였던 경제사업 활성화, 회원조합(조합원)의 공동이익 증진 등이 오리무중에 갈피를 못 잡고 용두사미 꼴이 되고 있는 것도 그 주체여야 할 지역 조합들이 바로 서 있지 못해 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의 ‘그들만의 리그’를 막지 못한 결과이다.
그래서 이번 전국 동시 선거는 그 선거문화를 정책선거·공명선거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어야 하며, 조합원의 입장에서 조합원의 필요와 열망을 실현하는 데 헌신할 조합장을 바로 선출하여 지역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 그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진정한 농협개혁의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지난 10월 2일 국민농업포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6개 단체는 ‘농협 조합장 동시선거의 의의와 조합원 참여 활성화 방안’에 관한 토론회에서 「2015년 조합장 동시선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 조합장 동시선거에 공동 대응을 천명한 바 있다.
이들은 이번 동시선거에 즈음하여 농협 문제의 사회적 공론화 활동과 농협개혁에 대한 조합원의 요구를 반영한 농협개혁안의 공동 마련 그리고 정책선거·공명선거 활동 등을 통해 농협개혁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농민조합원이 조합 운영의 중심이 되는 농협개혁의 새로운 시작점이 되도록 할 것을 다짐했다.
내년 3월 11일까지 농민단체는 물론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과 연대하여 ▲사실상 개악된 ‘공공단체 등의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의 개정 촉구 및 공동 대응 ▲‘돈선거’가 아닌 정책선거가 되도록 후보자가 공약을 약속하고 유권자가 이를 평가하여 투표하며 그 실천 여부를 확인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의 공동 전개 ▲이번 선거에서 농협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나갈 개혁후보의 당선을 적극 지원 ▲지역조합의 변화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중앙회 개혁을 위해서도 적극 연대 ▲‘선거혁명’의 근본은 조합원 역량에 있음을 직시하고 조합원 유권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 노력 등을 합의했다.
진정한 농협은 주인이어야 할 조합원 농민이 주인 노릇을 하면 된다. 이 간단한 진실이 지난 50년간 짓밟히고 부정당했다. 그래서 주인이어야 할 조합원조차 이젠 ‘스스로, 함께 소유하고 이용하고 운영하는 내 조합, 우리 조합’으로 바로 알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모든 문제의 근원이 있다. ‘좋은 농협 만들기를 위한 선거혁명’은 ‘깨어 있는 농민 조합원 만들기’에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 오래된 진실이 이들 단체들의 공동 활동을 통해 새 역사를 만들기를 꿈꾼다.
이 글은 2014년 10월 20일 한국농정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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