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농촌의 미래, 서로에게서 찾다 | 이창한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 사무국장
- 작성일2017/01/01 10:25
- 조회 689
도시와 농촌의 미래, 서로에게서 찾다
| 이창한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 사무국장
‘동전의 양면성’이라는 말은 분리하기 어려운 두 입장을 표현할 때 자주 쓰는 관용어이며, ‘공존’이라는 함의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이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장점과 단점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장점이 곧 단점이 되고, 단점이 곧 장점이 된다. 이를테면 ‘빛과 어둠’같이 어둠이 없으면 빛인지 알 수 없고, 어둠이 있음으로 빛이 더 빛나는 것처럼 공존하는 것이다. 도시와 농촌도 ‘동전의 양면’과 같다. 전통적인 관계로 보면 농촌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도시민의 휴양처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반면 도시는 농촌으로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받고, 쾌적한 휴양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는 곳이었다. 이 같은 전통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도시와 농촌이 서로의 미래를 책임지는 관계로 깊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오늘 힘들어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다’를 믿었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사회의 온갖 문제와 이러한 사회에서의 삶의 문제에 대한 근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도시와 농촌이 생존하는 모델을 만들어 볼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소개하고자 하는 몇 개의 사례는 그런 생각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한다.
농촌을 재생하고 도시민의 일자리를 만들다 : 에가오츠나게테(미소를 잇다)
3년 전, ‘농촌의 역습’이라는 책을 쓴 일본인 저자 소네하라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20년 전 도쿄에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 일을 하던 저자는 일본경제에 대한 심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사회적으로 효과를 내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저자가 착안한 것이 일본 농촌자원이었다. 1995년 귀촌(야마나시현)한 저자는 2001년 NPO법인 ‘에가오츠나케테(미소를 잇다)’를 설립하였다. 도시 젊은이들과 유휴농지 개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도시기업과 연계하여 생산된 쌀로 ‘일본술’을 만들었다. 또한 기업과 연계하여 간벌목재를 활용한 소형주택 상용화로 1억엔 규모의 산업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 외 다양한 체험 및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민과 소통하기도 하였다. 저자의 이런활동들을 통해서 귀촌 15년 후 야마나시는 1만명의 도시민과 지역민의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를 얻었다.
농업·생명을 통해 삶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다 : 반농반Ⅹ연구소
일본에서 ‘반농반x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시오미 나오키는 25년 전 두 가지 고민에 봉착했다. 하나는 환경문제요, 또 하나는 직업과 삶의 관한 문제였다. 시오미나오키가 20대 중반부터 5년 간의 고민 끝에 도달하게 된 결론이 바로 ‘반농반Ⅹ’였다. ‘반농반Ⅹ’의 정의는 지속가능한 자급자족의 삶을 바탕으로 타고난 재능Ⅹ(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타고난 것 등)을 조화롭게 적용하여 자신의 삶을 디자인 하는 것이다. 삶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넓은 밭이나 주말농장을 가꾼다거나 각자의 가능한 공간, 시간을 자급자족의 삶에 할애하는 것이다. 이로써 근본적인 것(생명의 본질)을 통해 겸손함을 배우며 삶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반농반x’의 핵심이다. 시오미나오키씨는 ‘반농반Ⅹ’ 생활을 실천하며 일본사회는 물론 해외까지 이를 전파하고 있다.
농촌지역과 예술인의 상생을 지향하다 : ‘만종리 대학로 극장’
한 일간지를 통해서 연극인들의 귀농 소식을 접했다. 예술인들의 귀농귀촌 소식을 종종 듣기는 했지만 이번의 경우는 달랐다. 대학로 극장 감독과 배우 등 10여 명이 집단으로 귀농을 했기 때문이다. 대학로의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생계문제를 해결하면서 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단양군 만종리로 귀농을 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재배한 농산물로 피
자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 양파즙을 제공하기도 한다. 관객들이 구매자 역할을 톡톡히 있는 것이다.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연극연습과 공연을 이어가는 한국판 ‘반농반Ⅹ’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 이들의 꿈은 만종리 대학로 극장이 농촌 지역과 예술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마치며
도시와 농촌을 연결(상생)하는 일은 행정이나 기업으로부터 임무를 부여받은 책임자가 하는 일이 아니다. 농촌지역을 활성화 하고자 하는 지역민들이 하는 것이고, 도시에서의 삶의 문제에 대한 성찰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그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상생(도농상생)은 도시민과 지역(농촌)민이 ‘보물산’을 개발하는 영원하고 선한 동업자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 번 해보자
*2017년 글입니다.
| 이창한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 사무국장
‘동전의 양면성’이라는 말은 분리하기 어려운 두 입장을 표현할 때 자주 쓰는 관용어이며, ‘공존’이라는 함의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이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장점과 단점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장점이 곧 단점이 되고, 단점이 곧 장점이 된다. 이를테면 ‘빛과 어둠’같이 어둠이 없으면 빛인지 알 수 없고, 어둠이 있음으로 빛이 더 빛나는 것처럼 공존하는 것이다. 도시와 농촌도 ‘동전의 양면’과 같다. 전통적인 관계로 보면 농촌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도시민의 휴양처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반면 도시는 농촌으로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받고, 쾌적한 휴양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는 곳이었다. 이 같은 전통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도시와 농촌이 서로의 미래를 책임지는 관계로 깊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오늘 힘들어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다’를 믿었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사회의 온갖 문제와 이러한 사회에서의 삶의 문제에 대한 근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도시와 농촌이 생존하는 모델을 만들어 볼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소개하고자 하는 몇 개의 사례는 그런 생각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한다.
농촌을 재생하고 도시민의 일자리를 만들다 : 에가오츠나게테(미소를 잇다)
3년 전, ‘농촌의 역습’이라는 책을 쓴 일본인 저자 소네하라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20년 전 도쿄에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 일을 하던 저자는 일본경제에 대한 심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사회적으로 효과를 내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저자가 착안한 것이 일본 농촌자원이었다. 1995년 귀촌(야마나시현)한 저자는 2001년 NPO법인 ‘에가오츠나케테(미소를 잇다)’를 설립하였다. 도시 젊은이들과 유휴농지 개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도시기업과 연계하여 생산된 쌀로 ‘일본술’을 만들었다. 또한 기업과 연계하여 간벌목재를 활용한 소형주택 상용화로 1억엔 규모의 산업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 외 다양한 체험 및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민과 소통하기도 하였다. 저자의 이런활동들을 통해서 귀촌 15년 후 야마나시는 1만명의 도시민과 지역민의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를 얻었다.
농업·생명을 통해 삶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다 : 반농반Ⅹ연구소
일본에서 ‘반농반x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시오미 나오키는 25년 전 두 가지 고민에 봉착했다. 하나는 환경문제요, 또 하나는 직업과 삶의 관한 문제였다. 시오미나오키가 20대 중반부터 5년 간의 고민 끝에 도달하게 된 결론이 바로 ‘반농반Ⅹ’였다. ‘반농반Ⅹ’의 정의는 지속가능한 자급자족의 삶을 바탕으로 타고난 재능Ⅹ(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타고난 것 등)을 조화롭게 적용하여 자신의 삶을 디자인 하는 것이다. 삶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넓은 밭이나 주말농장을 가꾼다거나 각자의 가능한 공간, 시간을 자급자족의 삶에 할애하는 것이다. 이로써 근본적인 것(생명의 본질)을 통해 겸손함을 배우며 삶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반농반x’의 핵심이다. 시오미나오키씨는 ‘반농반Ⅹ’ 생활을 실천하며 일본사회는 물론 해외까지 이를 전파하고 있다.
농촌지역과 예술인의 상생을 지향하다 : ‘만종리 대학로 극장’
한 일간지를 통해서 연극인들의 귀농 소식을 접했다. 예술인들의 귀농귀촌 소식을 종종 듣기는 했지만 이번의 경우는 달랐다. 대학로 극장 감독과 배우 등 10여 명이 집단으로 귀농을 했기 때문이다. 대학로의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생계문제를 해결하면서 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단양군 만종리로 귀농을 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재배한 농산물로 피
자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 양파즙을 제공하기도 한다. 관객들이 구매자 역할을 톡톡히 있는 것이다.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연극연습과 공연을 이어가는 한국판 ‘반농반Ⅹ’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 이들의 꿈은 만종리 대학로 극장이 농촌 지역과 예술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마치며
도시와 농촌을 연결(상생)하는 일은 행정이나 기업으로부터 임무를 부여받은 책임자가 하는 일이 아니다. 농촌지역을 활성화 하고자 하는 지역민들이 하는 것이고, 도시에서의 삶의 문제에 대한 성찰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그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상생(도농상생)은 도시민과 지역(농촌)민이 ‘보물산’을 개발하는 영원하고 선한 동업자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 번 해보자
*2017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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