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도로 3차선은 어떤가? | 전희식 전국귀농운동본부 운영위원
- 작성일2020/03/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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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도로 3차선은 어떤가?
| 전희식 전국귀농운동본부 운영위원
24호 태풍 다나스가 온다는 소식에 어젯밤에는 아랫마을 윗마을에서 밤늦도록 콤바인 돌아가는 소리가 들녘을 가득 채웠다. 비가 오기 전에 나락을 베기 위해서다. 농촌의 좁은 2차선 도로는 밤이 되자 굼벵이 같은 농기계와 총알 같은 차량들이 어둠속에서 아차 하는 순간들을 수도 없이 맞이했다.
농사철, 전쟁터 같은 농촌 도로
앞으로 10월 달 내내 농촌의 도로는 농기계 사고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농기계에는 안전장치도 미흡할 뿐더러 농부들이 대개 연로하여 위기순간의 민첩성도 모자라고 농기계 조작은 큰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순간조작도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청의 자료를 보면 2012년에 100건당 농기계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4명으로 전체 교통사고의 치사율 2.4명에 비해 무려 10배 정도 높은 실정이다. 끔찍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부문의 사망률이 평균치의 10배가 된다는 것은 전쟁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농기계 교통사고의 월별 분포를 보면 농번기인 5월과 10월에 전체사고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시간대별로는 농기계가 빈번이 이동하는 오전 8~10시와 오후 4시~6시에 집중되고 있고 야간에도 빈도수가 높다. 그러니까 농사철의 농촌 도로는 또 하나의 전쟁터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안전수칙 계몽, 근본책으론 미흡
이 문제를 놓고 농촌도로 3차로 방안을 검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는 도로상의 농기계사고 예방을 위해 농기계를 취급 할 때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게 계몽하거나 야광 반사판 또는 방향지시등을 달게도 했다. 그러나 근본 대책은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몰려오거나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면 안전수칙은 제대로 지킬 수가 없다. 밤을 새면서라도 처리해야 하는 농사일이 있는데 어떻게 안전수칙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농번기의 밤낮 없는 농사일에 적절히 쉬어가며 일을 하라는 권고 역시 하나마나한 이야기가 된다. 야광 반사판이 없다고 농기계를 끌고 나가지 않을 수도 없다.
그래서 3차선 농촌도로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아예 근원적으로 농사철 농기계 교통사고를 막아보자는 취지다. 농촌도로를 3차선으로 만드는 것은 농기계 이동 전용통로를 확보한다는 차원을 넘어서서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을 기대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도로 3차선 중 2차선은 차량의 주행차선이 될 것이고 나머지 한 차선은 농기계나 자전거, 또는 인도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골 도로는 거의 다 인도가 없다. 우리나라의 모든 길들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동차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농촌은 유독 심하다.
자동차를 타는 사람 위주로 도로가 만들어지다 보니 너도 나도 자동차를 끌고 나온다. 만약에 시골도로 3차선제가 실시되어 1개 차선이 사람을 위한 길이 된다면 요즘 시골 어르신들이 애용하는 4륜 오토바이도 안전사고가 대폭 줄 것으로 보인다. 4륜 오토바이는 급회전을 하면 바로 전복된다. 차도로 달리다 보면 위급상황을 자주 만나게 되고 그러면 급회전을 해서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농촌도로의 3차선제는 자전거 등 대안교통 수단도 많이 등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람 중심의 길’이 필요하다
아울러 1.5차선제 도로도 적극 검토 해 볼만 하다. 산골마을에도 포장을 하다 보니 무리해서 2차선 도로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에 차선 밖으로는 바로 낭떠러지다. 여기에 사람은 물론 경운기 까지 다녀야 한다. 왕복차량을 만나게 되면 리어카 하나도 갈 곳이 없게 된다. 이런 곳은 1.5차선을 만들어 차량은 1개 차선만 이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1.5 차선 도로에는 차량피양소를 설치하여 왕복차량이 교차하게 하면 차량의 속도를 낮추는데도 크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3차선제나 1.5차선제는 결국 농촌 도로에서 자동차 보다 사람 중심의 길을 열기 위한 것이 되겠다.
이 글은 2013년 10월10일 농어민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 전희식 전국귀농운동본부 운영위원
24호 태풍 다나스가 온다는 소식에 어젯밤에는 아랫마을 윗마을에서 밤늦도록 콤바인 돌아가는 소리가 들녘을 가득 채웠다. 비가 오기 전에 나락을 베기 위해서다. 농촌의 좁은 2차선 도로는 밤이 되자 굼벵이 같은 농기계와 총알 같은 차량들이 어둠속에서 아차 하는 순간들을 수도 없이 맞이했다.
농사철, 전쟁터 같은 농촌 도로
앞으로 10월 달 내내 농촌의 도로는 농기계 사고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농기계에는 안전장치도 미흡할 뿐더러 농부들이 대개 연로하여 위기순간의 민첩성도 모자라고 농기계 조작은 큰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순간조작도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청의 자료를 보면 2012년에 100건당 농기계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4명으로 전체 교통사고의 치사율 2.4명에 비해 무려 10배 정도 높은 실정이다. 끔찍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부문의 사망률이 평균치의 10배가 된다는 것은 전쟁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농기계 교통사고의 월별 분포를 보면 농번기인 5월과 10월에 전체사고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시간대별로는 농기계가 빈번이 이동하는 오전 8~10시와 오후 4시~6시에 집중되고 있고 야간에도 빈도수가 높다. 그러니까 농사철의 농촌 도로는 또 하나의 전쟁터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안전수칙 계몽, 근본책으론 미흡
이 문제를 놓고 농촌도로 3차로 방안을 검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는 도로상의 농기계사고 예방을 위해 농기계를 취급 할 때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게 계몽하거나 야광 반사판 또는 방향지시등을 달게도 했다. 그러나 근본 대책은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몰려오거나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면 안전수칙은 제대로 지킬 수가 없다. 밤을 새면서라도 처리해야 하는 농사일이 있는데 어떻게 안전수칙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농번기의 밤낮 없는 농사일에 적절히 쉬어가며 일을 하라는 권고 역시 하나마나한 이야기가 된다. 야광 반사판이 없다고 농기계를 끌고 나가지 않을 수도 없다.
그래서 3차선 농촌도로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아예 근원적으로 농사철 농기계 교통사고를 막아보자는 취지다. 농촌도로를 3차선으로 만드는 것은 농기계 이동 전용통로를 확보한다는 차원을 넘어서서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을 기대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도로 3차선 중 2차선은 차량의 주행차선이 될 것이고 나머지 한 차선은 농기계나 자전거, 또는 인도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골 도로는 거의 다 인도가 없다. 우리나라의 모든 길들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동차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농촌은 유독 심하다.
자동차를 타는 사람 위주로 도로가 만들어지다 보니 너도 나도 자동차를 끌고 나온다. 만약에 시골도로 3차선제가 실시되어 1개 차선이 사람을 위한 길이 된다면 요즘 시골 어르신들이 애용하는 4륜 오토바이도 안전사고가 대폭 줄 것으로 보인다. 4륜 오토바이는 급회전을 하면 바로 전복된다. 차도로 달리다 보면 위급상황을 자주 만나게 되고 그러면 급회전을 해서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농촌도로의 3차선제는 자전거 등 대안교통 수단도 많이 등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람 중심의 길’이 필요하다
아울러 1.5차선제 도로도 적극 검토 해 볼만 하다. 산골마을에도 포장을 하다 보니 무리해서 2차선 도로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에 차선 밖으로는 바로 낭떠러지다. 여기에 사람은 물론 경운기 까지 다녀야 한다. 왕복차량을 만나게 되면 리어카 하나도 갈 곳이 없게 된다. 이런 곳은 1.5차선을 만들어 차량은 1개 차선만 이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1.5 차선 도로에는 차량피양소를 설치하여 왕복차량이 교차하게 하면 차량의 속도를 낮추는데도 크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3차선제나 1.5차선제는 결국 농촌 도로에서 자동차 보다 사람 중심의 길을 열기 위한 것이 되겠다.
이 글은 2013년 10월10일 농어민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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