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인구 대책은 출산장려가 아니다 |전희식 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
- 작성일2020/03/05 16:20
- 조회 511
농촌인구 대책은 출산장려가 아니다
|전희식 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
알아맞히기 놀이를 해 보자. 30여년 전, 정부차원에서 불임시술과 정관수술을 권장하며 산아제한 운동이 한창 일 때 하고 지금의 대한민국 인구는 언제가 더 많을까? 정관수술 하는 남자들은 전액 무료일 뿐더러 예비군 훈련도 빼 주던 당시와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며 애 낳기를 권장하는 요즘을 견주자면 총 인구가 엄청 줄었을 듯하다.
출산장려정책 타당성 의문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줄기는 커녕 더 늘었다. 우리나라 연도별 인구 추이를 보면 단 한 번도 인구가 준 적이 없다. 그런데 왜 장려금까지 줘 가며 인구 늘리기인가? 경쟁적으로 출산장려금을 올리다 보니 어떤 지역은 셋째 아이를 낳으면 1000만원을 주는 곳도 생겼다. 과연 한국은 땅의 크기에 비해 인구수가 적절한가부터 따져봐야 한다. 도시로 빠져 나간 농촌인구를 늘리자고 출산장려를 한다는 것은 도시국가를 제외하고 인구밀도가 전 세계 3위인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으로 타당성이 없다. 어떤 조사에서는 한국 땅덩어리 7개가 있어야 현재 한국 사람들이 먹고, 쓰고, 버리고 하는 것을 감당할 수 있다고 한다. 인구를 더 늘린다는 것은 곧 재앙이라는 지표다. 70억을 넘어선 지구촌 인구도 적정 수는 10억 이하라는 보고서가 있다.
아무리 노령화 문제가 있고 생산가능인구의 부양비가 커지는 현실이라 해도 인구 늘이기는 해서는 안 될 정책이다. 태어난 아이들조차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고, 가족 내 폭력이 끊이지 않는 현실을 바로 잡는 게 더 중요하다. 부양비를 줄이기 위해 출산을 늘인다면 그들이 늙었을 때 다시 출산 장려를 해야 하는 순환모순에 빠진다.
농촌인구의 감소와 노령화 문제에 출산장려는 결코 대책이 될 수 없다. 농촌을 왜 떠날 수밖에 없는지 그 요인을 제거하고, 도시 인구를 농촌으로 끌어 들이는 것이 최고의 방책이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농민 기본소득 보장이 방책
첫째는 농민의 기본소득 보장이다. 농민을 준 공무원화 하여 월급을 주는 것이다. 지금의 복지후생제도 하고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 재작년 총선에서 한 정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이다. ‘녹색평론’을 주축으로 상당히 논의가 진척되어 있는 의제다.
근거가 뭐냐고 의아해 할 것이다. 농민의 노동은 그 자체가 사회공공재의 생산과정이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각종 자연재해의 예방행위이다. 이를 농업의 다원적 가치라고 하지 않는가. 일상이 곧 공공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자, 그가 바로 농민이다.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농민의 범위는 현재의 농지법시행령 3조에서 말하는 ‘농업인의 범위’와는 전혀 다르다. 위 법상 농업인의 범위는 농사규모와 소득을 기준으로 정하지만 농민기본소득제 하의 농민범위는 철저히 자연재배 소농이어야 한다. 농약 위주의 화공농법은 다원적 가치의 실현은 고사하고 농업을 최고의 환경파괴업종으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다.
둘째는 잉여도시인구의 과감한 농촌유입이다. 재작년에 귀농운동본부에서 산업안전공단과 손잡고 산업재해로 자활치료를 받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귀농교육을 한 적이 있다. 퇴직자나 제대군인을 대상으로도 했었다.
이는 도시와 농촌의 지역정부가 과감하게 나설 일이라고 본다. 청년들의 젊음과 끼를 농촌으로 모셔오는 것도 포함된다. 도시문제와 농촌문제는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골에 노는 땅은 많으나 팔지를 않는다. 빈 집 역시 많으나 팔지 않는다. 지역정부가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이 문제를 풀어야한다. 그래서 도시잉여인구가 유입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토지 국유화나 공유화 역시 별도의 기회에 논의 되어야 할 과제다.
긴 호흡 갖고 근원대책 수립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농촌인구 감소와 노령화의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야지 출산장려금으로 대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농촌 인구증가에 도움이 안 된다. 최근에 귀농정책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통계청 자료를 분석 한 적이 있는데 놀라운 사실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중학교부터 대학교 취학령에 이르는 농촌 청소년이 대거 도시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농촌이 안 바뀌면 많이 낳아도 농촌에 살지를 않는다. 심한 경우는 부모가 출산수당만 받아먹고 타지로 이주를 하기도 한다.
이 글은 농어민신문 2014년2월13일자에 올라온 글입니다.
|전희식 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
알아맞히기 놀이를 해 보자. 30여년 전, 정부차원에서 불임시술과 정관수술을 권장하며 산아제한 운동이 한창 일 때 하고 지금의 대한민국 인구는 언제가 더 많을까? 정관수술 하는 남자들은 전액 무료일 뿐더러 예비군 훈련도 빼 주던 당시와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며 애 낳기를 권장하는 요즘을 견주자면 총 인구가 엄청 줄었을 듯하다.
출산장려정책 타당성 의문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줄기는 커녕 더 늘었다. 우리나라 연도별 인구 추이를 보면 단 한 번도 인구가 준 적이 없다. 그런데 왜 장려금까지 줘 가며 인구 늘리기인가? 경쟁적으로 출산장려금을 올리다 보니 어떤 지역은 셋째 아이를 낳으면 1000만원을 주는 곳도 생겼다. 과연 한국은 땅의 크기에 비해 인구수가 적절한가부터 따져봐야 한다. 도시로 빠져 나간 농촌인구를 늘리자고 출산장려를 한다는 것은 도시국가를 제외하고 인구밀도가 전 세계 3위인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으로 타당성이 없다. 어떤 조사에서는 한국 땅덩어리 7개가 있어야 현재 한국 사람들이 먹고, 쓰고, 버리고 하는 것을 감당할 수 있다고 한다. 인구를 더 늘린다는 것은 곧 재앙이라는 지표다. 70억을 넘어선 지구촌 인구도 적정 수는 10억 이하라는 보고서가 있다.
아무리 노령화 문제가 있고 생산가능인구의 부양비가 커지는 현실이라 해도 인구 늘이기는 해서는 안 될 정책이다. 태어난 아이들조차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고, 가족 내 폭력이 끊이지 않는 현실을 바로 잡는 게 더 중요하다. 부양비를 줄이기 위해 출산을 늘인다면 그들이 늙었을 때 다시 출산 장려를 해야 하는 순환모순에 빠진다.
농촌인구의 감소와 노령화 문제에 출산장려는 결코 대책이 될 수 없다. 농촌을 왜 떠날 수밖에 없는지 그 요인을 제거하고, 도시 인구를 농촌으로 끌어 들이는 것이 최고의 방책이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농민 기본소득 보장이 방책
첫째는 농민의 기본소득 보장이다. 농민을 준 공무원화 하여 월급을 주는 것이다. 지금의 복지후생제도 하고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 재작년 총선에서 한 정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이다. ‘녹색평론’을 주축으로 상당히 논의가 진척되어 있는 의제다.
근거가 뭐냐고 의아해 할 것이다. 농민의 노동은 그 자체가 사회공공재의 생산과정이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각종 자연재해의 예방행위이다. 이를 농업의 다원적 가치라고 하지 않는가. 일상이 곧 공공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자, 그가 바로 농민이다.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농민의 범위는 현재의 농지법시행령 3조에서 말하는 ‘농업인의 범위’와는 전혀 다르다. 위 법상 농업인의 범위는 농사규모와 소득을 기준으로 정하지만 농민기본소득제 하의 농민범위는 철저히 자연재배 소농이어야 한다. 농약 위주의 화공농법은 다원적 가치의 실현은 고사하고 농업을 최고의 환경파괴업종으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다.
둘째는 잉여도시인구의 과감한 농촌유입이다. 재작년에 귀농운동본부에서 산업안전공단과 손잡고 산업재해로 자활치료를 받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귀농교육을 한 적이 있다. 퇴직자나 제대군인을 대상으로도 했었다.
이는 도시와 농촌의 지역정부가 과감하게 나설 일이라고 본다. 청년들의 젊음과 끼를 농촌으로 모셔오는 것도 포함된다. 도시문제와 농촌문제는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골에 노는 땅은 많으나 팔지를 않는다. 빈 집 역시 많으나 팔지 않는다. 지역정부가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이 문제를 풀어야한다. 그래서 도시잉여인구가 유입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토지 국유화나 공유화 역시 별도의 기회에 논의 되어야 할 과제다.
긴 호흡 갖고 근원대책 수립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농촌인구 감소와 노령화의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야지 출산장려금으로 대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농촌 인구증가에 도움이 안 된다. 최근에 귀농정책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통계청 자료를 분석 한 적이 있는데 놀라운 사실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중학교부터 대학교 취학령에 이르는 농촌 청소년이 대거 도시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농촌이 안 바뀌면 많이 낳아도 농촌에 살지를 않는다. 심한 경우는 부모가 출산수당만 받아먹고 타지로 이주를 하기도 한다.
이 글은 농어민신문 2014년2월13일자에 올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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